[홍규선의 관광 딥러닝]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2023.04.10 09:35:28

국내 항공 석권으로 독보적 지위 확보
마켓 쉐어 점유 가능한 기회 등 장점
마일리지통합·직원승계 조건 건 정부
저가항공사 "요금의 횡포·독점" 반발
승인 대상국 14개국 중 11개국만 승인
미국·유럽, 시장 독점 규제 가능성 커
ESG 경영에 대한 의무감 등은 단점
적절한 항공가격 등으로 합리적 대응
각각 브랜드 유지하며 '독립' 운영하고
서로 다른 지역의 '거점공항' 활용해야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현실과 문제점

 

최근 항공 및 여행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 외에도 수도권 남부 공항 신설이 필요한가 하는 것이다.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2위인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그야말로 거대 공룡의 출현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글로벌시대의 상징인 항공산업과 공항은 국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므로 국민적 관심 또한 지대하다.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KDB)은 대한항공이 인수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지만, 인수 합병은 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어서 인수기업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서 넘어야 할 산은 먼저 EU집행부와 미국의 합병에 대한 승인 문제일 것이다.

 

다음 문제는 합병 후 운항권에 대한 독점적 지위일 것이다. 독점과 과점은 국제경제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으므로, 그 제재 또한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이라는 거대 항공사를 인수 합병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처해야만 할 것이다.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득과 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은 분명 대한항공에게 많은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은 치열한 항공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장점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에서 항공시장을 석권함으로써 독보적 지위를 확보한다는데 큰 메리트가 있다고 본다. 국내에서 항공시장의 마켓 쉐어를 점유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전 세계 노선권(Traffic Rights) 및 슬랏(Slot)에 관한 권리에서도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게 된다. 인수합병 후에는 대한항공의 경쟁력은 여타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 항공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으며, 여객과 화물분야에서 세계 우수항공사로 우뚝 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수합병이 대한항공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인수합병 후에 나타나게 될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먼저 국내에서 거대항공사로 자리매김할 경우 시장 논리에 반하는 독점적 시장 지배에 대한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독점적 시장 지배는 자유경쟁 시장에서 적이자 독으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독점적 시장지배는 시장을 어지럽힐 수 있어서, 국내에서나 세계 선진국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시민단체들의 거센 공격의 목표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대기업들이 ESG경영이라는 전 세계적 추세에 반하는 우를 범할 수 있어, 이에 대한 해법도 찾아내야만 할 것이다.

 

◇ 인수합병에서 나타날 국내 항공시장의 문제

 

첫째,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보유자에 관한 것으로 대한항공은 부실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은 분명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산업은행과 정부는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시 마일리지 완전 통합을 통한 인수 조건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마일리지 승객은 항공사 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둘째, 아시아나항공의 직원에 대한 승계 문제이다. 정부는 실업문제를 고려하여 아시아나항공의 전 직원에 대해 승계 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항공사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인건비 문제가 대한항공 발전에 발목을 잡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셋째, 국내 총 9개의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합병으로 인한 요금의 횡포와 독점에 대한 반발일 것이다. 저비용 항공사들은 생존이 걸려 있기 때문에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분명 저비용 항공사들은 연합하여 인수 후 나타날 국내 항공시장의 독점에 대한 법적 대응을 불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넷째, 대한항공은 우리나라 리딩 항공사로써 그 지위를 탄탄하게 유지하고 있는데, 대한항공은 세계적 항공사로써 국가·사회적 책무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하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거대 기업들은 ESG 경영에 대한 의무감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독점적 지위를 활용하여 항공시장을 독점하거나 교란시킬 경우 범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며, 심할 경우 국민과 시민단체들로부터 대한항공 이용 거부 운동에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마일리지 문제인데, 대한항공은 국제적 동맹체 2위인 스카이팀(Sky Team) 회원사이며, 아시아나항공은 동맹체 1위인 스타동맹체(Star Alliance)의 회원사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포기해야 하는 사안이다. 이 둘 동맹체는 상호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합병 시 득과 실을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이는 인수당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스타동맹이 스카이팀 동맹에 비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회원사 보유와 브랜드 가치가 높은 항공사를 보유하고 있는 동맹체이므로 쉽게 결정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많은 문제점들을 대한항공은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가 대표이사와 경영진에게 크나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 인수합병에 대한 합리적 대안과 솔루션

 

첫째, 에어프랑스와 KLM네덜란드항공의 인수합병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에어프랑스와 KLM네덜란드항공은 경영난 등으로 인하여 유럽의 초대형 항공사가 합병하는 항공업계의 인수합병 바람을 일으켰다. 에어프랑스와 KLM네덜란드항공은 8:2라는 지분 참여를 통하여 합병을 이끌어냈다. 현재 에어프랑스와 KLM네덜란드항공은 합병 후에도 에어프랑스의 노선권을 유지하며 에어프랑스를 기존대로 운영을 하고 있으며, KLM네덜란드항공도 기존대로 운항하는 방식의 별도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세계 각 지점을 통합하여 한 사무실을 사용하면서 인건비와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수합병을 한 후 대한항공이라는 단일 항공사로 운항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바로 '독점'이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에 대한 승인 대상국은 총 14개국인데, 그중에서 11개국으로부터는 승인을 확보한 상태다. 문제는 합병 후 나타날 미국의 반독점법 제제일 것이다. 미국의 미연방항공청인 FAA뿐 아니라 유럽연합 EU집행위원회도 반독점 규제 카드를 들고 나올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승인이 날지도 미지수이며, 승인이 난다고 해도 운항 이후 독점에 대한 규제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의 항공사 시장독점에 대한 규제는 가공할 만한 위력을 가지고 있어 상당한 금액의 벌금이 부과될 수도 있으며, 벌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물론 유럽으로 가는 노선에 대하여 영업정지 처분까지 내려질 수 있어 대한항공의 주력 노선인 미국과 유럽을 운항하지 못할 경우, 경영상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둘째, 인수합병 후 미국과 EU의 반독점 규제에 휘말리지 않도록 사전에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현명한 인수합병 전략을 꼼꼼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과거에도 미국 법무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반독점 규제법(요금 담합 등)을 어겼다는 이유로 2007년 대한항공에 3억 달러, 2009년 아시아나항공에게 5000만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한 적이 있다. 인수합병으로 인한 반독점 규제를 피하려면 대한항공은 인수합병 조건으로 대한항공은 대한항공 법인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항공 법인으로 승인받아 운항하는 방법을 채택해야 각종 규제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은 건전한 항공시장 질서 준수와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에 대한 완전한 보전 등의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며, 국민들이 인정할 수 있는 인수합병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넷째, 대한항공의 인수합병은 국내 항공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수많은 저비용항공사와도 상생과 협력의 관계로 승화되길 바란다. 양대 항공사의 합병은 반드시 국가와 국민의 이득을 위한 방향으로 이루어져야만 할 것이다. 마일리지와 노선권, 적절한 항공가격 등에 대한 합리적 대응방안을 마련한 후 합병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섯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게 되면 항공사 각각의 브랜드를 유지하며, 독립적 운영 체제를 가져가면서 합리적 운영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 대안으로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을 거점도시로 운영을 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새로 건설될 수도권남부국제공항을 거점공항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수도권남부국제공항은 인바운드 관광객 3000만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국가적 SOC사업으로 조기에 건설되어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인천국제공항의 포화상태가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수도권남부국제공항은 판교테크노밸리, 평택항, 고덕 삼성전자평택캠퍼스,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캠퍼스, 아산 현대자동차 공장, 화성국제테마파크 등 고부가가치 직접 산업클러스터 지역을 빠르게 연결하고, 국제 바이어 등 상용 방문객 및 일반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한 공항으로, 또한,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국책사업으로 조성되어야 한다.

 

따라서 수도권남부국제공항이 건설되면 아시아나항공의 거점 공항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양대 항공사 각각의 브랜드와 서로 다른 지역의 거점공항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프로필

글로벌항공우주산업학회 부회장

한국여행학회 회장

한국산업관광진흥협회 회장

서울특별시 지방보조금심의위원

경기관광공사 비상임이사

당진시 정책자문위원

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이사

한류캠핑세계화추진위원장

대한생활체육골프협회 대외협력위원장

서울특별시 관광홍보대사

홍규선 교수 tourexpe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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