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앞둔 尹 공약 '자궁경부암 주사 男 보험 지원' 하세월

2023.04.13 12:05:45 5면

질병관리청·건보공단 "지침 내려온 바 없어"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암...조속히 이행돼야"

 

취임 1주년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인 '자궁경부암 예방주사 남성 보험 일괄 적용'이 늦어지고 있다. 특히 기본 지침조차 확립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일각에선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경기신문 취재 결과 금년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가다실) 지원 대상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건강 여성 첫걸음' 사업 대상자인 2010년, 2011년 출생 여성이다. 대상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심사 청구가 들어가면 건강보험공단에서 예방접종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 암으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궁이 있는 여성에게 발병하지만, 남녀 모두 HPV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HPV는 성접촉으로 전파되므로 남성이 바이러스 전달 역할을 할 수 있다. 더욱이 남성의 경우 HPV가 생식기 사마귀, 구강암, 항문암 등을 일으킬 수 있어 대한감염학회에서도 남성의 HPV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발병 원인이 명확해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암인데도 낮은 인식과 비용 문제, 정책적 공백으로 인해 꾸준히 발병하고 있다. 20~30대 자궁경부암 환자는 2016년 1만 4572명에서 2020년 1만 7806명으로 약 22% 급증했다.

 

하지만 접종 비용이 높은 탓에 접종률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HPV 예방 접종률이 13%에 불과했다.

 

9개 유형의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9가 백신은 1회 접종비가 약 20만 원으로, 정부 지원 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면 총 3회 약 6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정부는 2016년 6월부터 만 12세 여자 청소년에게 HPV 2가 및 4가 백신 접종을 무료로 지원한 데 이어, 2022년부터는 12세뿐만 아니라 13∼17세 여성 청소년과 18∼26세 저소득층 여성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하지만 저소득층이 아닌 성인 여성과 남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반쪽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윤 대통령은 백신 접종 권고 나이인 9-45세 여성과 9-26세 남성에 건강보험을 일괄 적용해 정책 사각지대를 메운다고 공약했지만, 아직 구체화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관리과는 "국가예방접종 사업으로 남성 예방 접종 보험을 지원하는 것은 국가예방접종도입절차에 따라 타당성 검증을 거쳐야 하므로 아직 결정된 사안이 없다"며 "현재 절차에 따라 연구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공단 역시 출생 연도에 따른 여성 대상자를 지원할 뿐 남성의 예방접종 보험 지원에 대한 내용은 확인된 바 없다고 답했다.

 

정부 지원을 통한 예방 접종 독려가 절실한 상황임에도 공약이 이행되지 않자 일각에서는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의학 전문가는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암이지만, 그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접종을 결정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특히 3차까지 접종해야 예방효과가 크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접종 지원 대상을 남성까지 확대한다고 약속한 것을 조속히 이행해 발병률을 낮추는 데 일조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

이지민 기자 jiminl9017@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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