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슬아슬 부실교량 안전조치 시급하다

2023.05.04 06:00:00 13면

도내 C등급 교량 55개소서 철근 노출 등 315건이나 발견

지난달 5일 성남시 분당 정자교 붕괴사고 이후 경기도는 경기도건설본부가 관리하는 도내 C등급 교량 58개소에 대한 긴급 점검을 실시했다. 이 결과 교면 상부 139건, 교면 하부 96건, 하부구조 76건, 보행자도로 4건 등 315건의 지적사항이 발견됐다. 철근 노출, 교면 균열 등 심각한 하자도 있다. 교면 상부와 하부에서 균열·포트홀이 발생한 곳이 25군데나 됐으며 슬래브 철근이 노출된 곳은 18군데였다. 8곳은 하부구조에서 골재 노출, 침식·부식 현상이 확인됐다. 특히 파주시 오금교1의 경우 지난달 15일부터 총중량 10톤 이상의 통행을 제한했다. 1979년 준공된 오금교는 노후화에 따른 바닥판 철근 노출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 하부구조에서도 문제가 발견됐다고 한다.

 

이에 도는 경미한 47건은 현장 조치하고 141건은 올해 안 공사계약이 완료되는 즉시 보수·보강 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나머지 127건도 예산을 확보해 공사를 진행하거나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경기신문 2일자 3면) 이와 함께 준공 20년 이상 교량도 이달부터 8월까지 현장 조사와 함께 콘크리트 내구성·내하력, 구조안전성을 평가하는 초음파 시험 등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표현은 사고가 터지고 정부가 부랴부랴 수습하는 과정을 볼 때마다 나오는 탄식이지만 손 젖혀두고 있는 것보다는 낫다. 또 다시 소를 잃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외양간을 튼튼하게 손보고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한다.

 

경기도는 분당 교량 붕괴 사고와 관련, 1기 신도시 노후 기반 시설에 대한 안전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정부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입법 추진 중인데 여기에 노후 기반 시설에 대한 안전 확보 방안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정자교처럼 한쪽 끝이 고정되고 다른 끝은 받쳐지지 않은 캔틸레버(외팔보) 구조 교량을 대상으로 등급에 상관없이 전수점검을 하고 있다. 경기도에 251개소, 인천시에 94개소가 있다.

 

그동안 교량 붕괴사고가 잇따랐다. 대표적인 참사는 1994년 10월 21일 서울시 한강에 위치한 성수대교 붕괴사건이었다. 제10·11번 교각 사이 상부 트러스 약 50m가 붕괴해 일어난 사고로 이 사고로 인해 3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당했다. 2010년엔 올림픽공원 북2문 앞 다리가 갑자기 붕괴해 행인 1명이 발목 등에 큰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7년 8월엔 평택시 국제 대교 건설 현장에서 상판 4개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2018년엔 성남시 야탑10교 교각이 기울면서 도로에 균열이 발생,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이처럼 교량 붕괴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했으나 대책은 ‘임시방편’ ‘땜질’식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안전점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교량 안전과 유지관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 건설본부는 노후 교량들은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보수·보강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행자와 차량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꼼꼼하게 교량을 정비하겠다는 그 약속을 지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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