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 채찍 보단 당근…"칭찬으로 선수단 자신감 높여"

2023.05.09 16:29:53 11면

부임 첫 시즌 ‘트리플 크라운’ 달성
감독 대행 전문 코치 꼬리표 뗀 완벽한 시즌
"팬들의 기대감 높은 만큼 더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 뿐"

 

부임 첫 시즌부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김상식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이 성공 비결로 ‘칭찬’을 꼽았다.

 

김 감독은 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연패에 빠지기도 하고 위기가 있었지만 선수들에게 항상 ‘우리는 강하다’라는 말을 해주며 자신감을 심어줬다”면서 “희안하게 그렇게 하고 나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웃어보였다.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개막 전 인삼공사를 우승후보로 꼽은 전문가들은 없었다.

 

인삼공사를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끈 김승기 감독과 '주포' 전성현이 고양 데이원(구 고양 캐롯)으로 떠나면서 전력이 약화된 것과 더불어 지도자로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김 감독에 대한 물음표 또한 하나의 요인이었다.

 

그러나 15년만에 사령탑으로 친정팀에 복귀한 김 감독은 빠르게 선수단을 파악했고 인삼공사에 ‘김상식의 모션 오펜스’를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리그 개막 전 공식 미디어데이 정식 인터뷰가 끝난 뒤 개별인터뷰에서 저희에게 관심이 없었다. 속상했다”고 말문을 연 김 감독은 “주전들의 노쇠화와 전성현이 떠나면서 그런 평가를 받았다”면서 “전성현의 빈자리를 모션 오펜스로 메꾸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들도 자신감을 찾고 점점 더 완성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와 관련 “프리시즌 때는 체력을 올리는 훈련을 많이 했다. 그러나 정규리그에 들어서고 나서 부터는 체력 훈련을 많이 하면 오히려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훈련의 자율성을 어느 정도 부여했다”면서 “이런 시스템이 정착이 되고 선수들의 프로의식까지 어우러져 좋은 시너지가 났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서울 SK와 챔피언결정전 4승 3패로 통합우승을 달성했고 동아시아 슈퍼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다.

 

환상적인 시즌을 보낸 김 감독은 '감독 대행 전문 코치'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뗐다.

 

그는 “인삼공사 감독을 맡기 전 제주도에 있었을 때 농구와 인연이 없는 것 같아 농구인의 생활을 정리하려 했다”면서 “감사하게도 인삼공사에서 불러주시고 이렇게 우승까지 하고 나니 감회가 새롭다.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얘기인 줄 알았는데 저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니 너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선수와 지도자 생활 통틀어 프로무대에서 처음 우승컵을 들어 올린 김 감독은 “벌써부터 다음 시즌에 대한 압박감이 있다. 팬들의 기대감이 높으신 만큼 더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여기서 더 올라갈 데가 없다. 이제 다른 팀들의 도전을 받는 입장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하면서 사실 계속해서 다른 팀들의 도전을 받아 왔다. 이것이 전초전이었던 것 같다”며 “코치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다음 시즌 계획을 짜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

유창현 기자 ychangheo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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