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사의 '공감숲'] 어려운 때, 경제에 집중하라

2023.05.23 06:00:00 13면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가 14개월째다. 상황은 IMF 금융위기,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보다 안 좋다. 물가상승률 역시 24년 만에 최대치다. 민생 현장엔 소비가 현격히 줄었다. 이구동성이다. 여기에 공공요금은 30% 이상 인상됐다. 증권가는 SG증권발 하한가 ‘주가조작’ 사태 등으로 어수선하다. 은행가엔 부동산 PF에 경고등이 켜져 있다. 미분양 아파트 문제는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대한민국 핵심 산업인 반도체와 2차전지는 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와 EU의 CRMA(핵심원자재법) 발표로 분투 중이다. 반도체와 배터리 생산시설을 미국과 유럽 현지에 갖춰야 수혜를 받을 수 있단다. 외국에 투자하는 금액만큼 국내 투자는 줄 수밖에 없다. 국내 산업의 발전, 고용과 소비 활성화는 요원하기만 하다. 갈라파고스가 되지 않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해 온 우리 기업의 노력이 무색하다.

 

강대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치밀한 외교와 정보 전략을 펼치고 있을 때, 과연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지난 4월, 윤 대통령은 “2차전지 우위 격차 확실히 뒷받침 하겠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같은 달 검사 출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차전지 주요종목 조사 착수”를 밝혔다.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불법 공매도와 주가조작이나 신경 쓰라”고 지적했다.   

 

경제의 앞날을 대변이라도 하는 양 증시 하락장은 길어지고 있다. 개미투자자들은 “주가하락은 윤 대통령 리스크” “윤석열 정부는 답이 없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런 와중에 금감원장은 이례적으로 지난 8~12일, 해외 기업설명회(IR)를 다녀왔다. 금융감독기관장이 금융사와 동행해 해외 IR을 다녀온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자기정치를 한다”는 평가가 금융계 안팎의 여론이다. 비전문가의 정치와 행정으로 많은 부분의 영역이 뒤죽박죽이다.

 

공직자의 언행이 위와 아래가 다르다보니 민간영역은 자기이익 취하기에 바쁘다. 정부는 2차전지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증권사들은 2차전지 공매도 포지션에 중국의 전기차 및 2차전지 ETF 판매에 열심이다. 국가의 최고지도자는 중국과 적대시하고 있는 반면에 목하, 증권가는 중국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필부가 보기에 우스운 나라꼴이다. 

 

게다가 RE100(재생에너지 확대 캠페인)에 대한 미흡한 대처로 우리 기업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현 정부는 CFE(원자력을 포함한 무탄소 에너지 체계) 캠페인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RE100 세계 흐름과는 다소 동떨어진 행태다. 캠페인의 성공적 안착을 점치기 어렵다. 총체적인 위기다. 이런 때일수록 국민은 정신 줄을 놓아선 안 된다. 자각해야 한다. 매체를 통한 각종 정보취득의 경우, 필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 불확실한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 

 

경제가 어렵다면 정부는 모든 역량을 경제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속국도, 중국의 속국도 아니어야 한다. 일본과는 역사적으로 볼 때 정치군사적 동맹관계가 될 수 없다. 외교와 안보, 경제, 모두 국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어려운 때, 정부는 오로지 국민을 위해 국정의제를 새롭게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한 줌 극우세력과 특권층의 나라가 아니다. 시민이면 누구나 부자를 꿈꾸며 부자 될 수 있는, 든든한 나라경제가 펼쳐져야 할 것이다.   

신훈 dem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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