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맥루, 수술 후 관리 필요

2023.06.25 05:40:18 10면

투석환자, 동정맥루 조성술 시행
동정맥루 수술 후 팔 주의 필요

 

보통 사람들은 ‘동정맥루’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하겠지만 주위에 혈액투석 환자가 있다면 ‘동정맥루’가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혈액투석은 몸에서 분당 200-300㎖이상의 혈액을 빼내고 걸러낸 후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다. 만성신부전 환자들은 혈액 내 노폐물과 수분을 걸러내기 위해 일주일에 2~3회 정도 병원에 방문해 4시간 정도 혈액투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응급시에는 심장으로 혈액을 이동시키는 중심 정맥에 카테터를 삽입해 일시적으로 투석을 하기도 하지만 감염 등의 문제로 장시간 동안 유지하기 어렵다.

 

또 일반적인 말초혈관은 많은 양의 혈액 이동 어렵다. 정맥은 혈관벽이 약하고, 동맥은 깊숙하게 있어 찾기 어렵고 혈류가 강하다.

 

이러한 여러가지 상황을 보완할 수 있도록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여 투석이 가능한 혈관 통로를 만드는데, 이것이 동정맥루 조성술이다.

 

동정맥루를 형성할 때는 본인의 혈관이나 인조 혈관을 이용할 수 있다. 자가 혈관의 평균수명은 5~7년, 인조 혈관의 수명은 3~5년으로 차이가 있어 일차적으로 자가 혈관을 이용한 수술을 고려한다. 하지만 혈관의 직경, 피부에서의 깊이, 원활한 혈액 흐름 등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인조 혈관으로 동정맥루를 만든다.

 

보통 손목 부위의 혈관을 연결하며 장기간의 투석으로 혈관이 수명을 다 한 경우 다른 부위의 혈관을 이용해 동정맥루를 만들기도 한다.

 

동정맥루는 보통 동맥의 측면과 정맥의 말단부위를 연결하며, 수술시간은 1시간 내외이다. 문제는 관리다. 동정맥루 수술을 한 팔은 주의해서 관리해야 한다. 팔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혈압을 재거나 혈액검사, 정맥주사 삽입 등은 피해야 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손목이 과하게 조여지는 옷이나 팔찌 등은 자제하고 수면 시 팔베개를 피한다.

 

평소 동정맥루를 손으로 만져보면 피가 흐르는 진동을 느낄 수 있는데 이를 아침, 저녁으로 확인해야 한다. 또 평소보다 지혈이 오래 걸리거나 손으로 만졌을 때 떨림이 약하거나 팔이 붓는 등 이상증세가 있다면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투석 혈관이 좁아지면 혈류 흐름에 이상이 생겨 혈액투석 치료가 어려워지고, 투석 효율이 저하되면서 환자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투석 혈관 조성 수술 후 바로 혈액 투석이 가능한 건 아니다. 자가 혈관의 경우 2~3개월, 인조 혈관은 3~4주 후부터 투석이 가능하다. 때문에 투석을 준비해야 한다면 이러한 일정을 고려해서 6-9개월 전에 투석 혈관 수술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윌스기념병원 인공신장센터 김원종 교수는 "투석 혈관을 조성했다면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고, 투석혈관이 잘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고륜형 기자 krh083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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