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에게 못 먹이는 걸 어떻게 제가 팔 수 있겠어요?”
창원의 한 초밥집(끗집)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잘 운영하던 가게를 문닫고 경양식집으로 업종변경을 선언했다. “정치에 관심이 없지만 먼 미래를 내다봤을 때 오염수 방출로 인한 문제들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 봅니다. 문제가 될 것이 당연한데 활어를 다룬다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을 것입니다” 개업 이후 최고치 매출을 기록하며 잘 나가던 초밥집은 수족관을 비웠다. “설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겠느냐?”했던 일이 실제 일어나려 하자 그는 바다를 떠났다. 그의 우려는 그만의 것이 아니었다.
일본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 등 지역 어민조합에 이어서 일본의 최대 어민단체인 전국어업조합연합회가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특별 결의를 채택했다. 반면에 7월 10일, 한국 어업인연합회는 부산역광장에서 ‘우리 수산물 소비촉진 어민호소대회’를 열고 “괴담으로 어민들 죽게 하는 자는 끝까지 응징한다”며 민주당을 향해 석고대죄하라고 성토했다.
세칭 ‘김건희로드’로 불리우는 서울-양평고속도로는 뚜렷한 이유없이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가 집중적으로 땅을 사들인 곳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당연히 의혹을 제기하지 않으면 야당이 아니다. 여권은 제기된 의혹을 따져보고 차분히 사실관계를 밝히면 될 일이다. 그러나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민주당 책임을 거론하며 뒤집기를 시도하다 여의치 않자 고속도로계획 자체를 없애버렸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가짜뉴스 선동을 사과한다면 재추진할 수 있다”고 적반하장 식으로 야당을 겁박했다. 이어 9일 양평군수와 주민들은 민주당사를 항의방문하고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가로막는 민주당의 모든 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술집에서 조폭양아치가 난동을 부린다.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고, 자기를 무시했다고 테이블을 뒤엎는다. 웃통을 까고 문신을 드러낸다. ‘나 이런 사람이니 건들지말라’는 이야기다. 이들의 막가파식 폭주는 계산된 광기다. 주변 사람들을 질리게 만들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빌드업에 다름아닌 바, 곧 주변 사람들이 나선다. ‘재 성질 알면서 왜 빡치게 만들어 우리까지 피해보게 만드냐’고.. “노선이야 아무러면 어때? 고속도로 뚫리는게 중요한거지..” 애초 6번국도 및 두물머리 일대의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고속도로가 권력핵심의 이권게이트로 비화하자 지역민의 절실함을 판돈 삼아 막장 도박판으로 만들어 버렸다.
2023년 장마전선에 뒤덮힌 대한민국, 장대같은 장마비가 상식과 이성을 깡거리 쓸어가고 있다. 오염수방류를 음양으로 지지응원한 한국정부의 행위는 밀쳐두고 일부 어민단체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야당과 시민사회를 응징해야 한단다. 국가기반시설 건설을 하루아침에 백지화시켜도 몽니를 부리는 사람 멱살을 틀어쥐기보다 계획변경을 따진 야당에게 책임지라고 성화다.
이런 억지 도박판 빌드업이 통한다고 여기니 걸핏하면 뽕 맞은 것처럼 테이블을 뒤집어 엎는다. 비판만 할라치면 너도나도 장관직을 걸었다며 “넌 뭐 걸래?” 눈을 부라린다. 정치판이 마약과 도박에 빠진 형국이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내일 아침 신문방송, 포털 메인에는 야당도 문제라는 기사가 걸릴 걸 알기 때문이다. 죄다 장마시즌이 어쩌구 연예계 대소사가 저쩌구 하는 기사가 전면에 도배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여권과 언론, 모두 마약중독과 도박 후유증이 심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