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쾌적성과 주민 편의를 위해 도입된 폐기물 자동집하시설(크린넷)이 되려 악취로 주민 피해를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지관리 대책 미흡, 관련 부처 미설정 등에 대한 지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계기관들은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31일 경기신문 취재 결과 수도권 일부 2기 신도시에서 크린넷과 집하장 관련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고 접수되고 있다. 주 민원은 집하장 주변 악취로 거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경기 김포시 장기 집하장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악취로 인해 도저히 생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주민 A씨는 "비가 오면 냄새가 묵혀져 심해지고, 날이 더우면 온도가 높아져 독해지는 등 냄새가 고약하지 않은 날이 없어 잠을 자긴커녕 일상생활조차 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정부가 최소한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줘야 하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는 김포 장기 집하장은 악취 저감을 위한 집하장 탈취 설비 개선 공사로 이달 말까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해당 공사는 2021년 11월에도 시행된 바 있다. 당시 김포시는 악취로 인한 시민 불편이 지속돼 시민 불편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공사를 시행했지만 2년도 채 되지 않아 재공사를 위해 집하장을 멈춘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인근 주민들은 "악취를 막기 위해 시에서 2년 전에도 활성탄 사업을 했는데 소용이 없고 계속 냄새가 난다"며 "시청 크린넷 담당자들은 물론 위탁사도 악취에 대해 인정하고 있는 부분인데 개선되는 건 하나도 없고 멈춰서기만 반복한다"고 지적했다.
김포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포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민원 내용과 같은) 문제점들이 있어서 LH에서도 몇 년 전에 유사한 문제로 시설 개선 공사가 있었다"며 "장마철이 길어지면 바람이 불고 여름이 되면 음식물 부패가 빨라져 악취가 심해지지만, 이미 설치된 건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활성탄을 갈아주는 등 탈취 개선 방법이 최선"이라고 답했다.
집하장 악취 민원은 김포시 외 크린넷 설비가 마련된 파주시와 성남시, 화성시에서도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택, 양주, 수원시에는 지자체가 설치한 크린넷 시설은 없었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공공 크린넷 시설은 20개로, 이 중 1곳을 제외한 모든 설비가 김포시, 성남시 등과 같은 단일관로 시스템을 사용한다. 한 관로로 음식물과 종량제 쓰레기를 흡입, 그 과정에서 음식물로 인한 악취가 발생해 지속적인 관로 청소와 집하장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김포시는 4개 집하장 탈취 개선 비용으로 4억 원을 책정해 집행하고 있으며, 화성시와 파주시는 민간 위탁을 통해 악취 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성남시의 경우 시비 28억 원을 들여 판교신도시에 916개의 음식물 종량제 구분 처리 시설 공사를 계획 중이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