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체육회가 금품수수,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된 시 종목단체 임원에 대해 스포츠공정위원회 징계규정을 무시하고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시 모 종목단체 부회장인 A 씨는 2021년 8월 금품수수,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성남 지역 육상 지도자들에게 고발당했다.
당시 도 해당 종목단체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A 씨에 대해 자격정지 2년 6개월의 징계를 내렸지만 도 종목 회장이 절차상의 문제를 이유로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징계 결정을 무시하고 이 문제를 성남시체육회로 이첩시켰다.
내용을 이첩받은 성남시체육회는 시체육회 전임지도자이자 시 종목단체 부회장인 A 씨가 징계절차를 밟기 위한 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기 전에 모든 직에서 물러났다는 이유로 A 씨에 대한 징계를 처리하지 않고 유야무야 시간만 보냈다.
이에 성남 지역 지도자들은 성남시체육회가 A 씨를 징계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지난 해 8월 이 문제를 스포츠윤리센터에 고발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심의위원회를 열고 A 씨에 대한 금품수수, 횡령, 배임 등의 혐의가 인정된다면서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성남시체육회로 A 씨의 징계를 요청했다.
A 씨에 대한 내용을 다시 이첩받은 성남시체육회는 지난 해 말 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A 씨에 대해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내렸다. A 씨의 드러난 혐의 금액만 1000만원이 훌적 넘는 160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위반행위별 징계기준 ‘단체 및 대회 운영과 관련한 횡령배임’에 따르면 피해자가 다수이고 혐의금액이 1000만 원 이상인 경우 ‘5년 이상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제명’한다고 징계기준에 적시돼 있다.
그러나 성남시체육회는 A 씨의 혐의 금액이 1000만원 이상인 것을 확인했지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자격정지 1년의 징계양형을 결정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더욱이 성남시체육회가 A 씨에 대한 징계 결정 이후 이같은 사실을 스포츠윤리센터, 경기도체육회, 도종목단체 등 관계기관과 고발인에게 알려야 하지만 관계기관에만 징계사실을 통보하고 고발인에게는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
뒤늦게 다른 경로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고발인들은 성남시체육회가 봐주기 징계를 내렸다며 반발하고 있다.
고발인 B 씨는 “A 씨가 수년간에 걸쳐 금품수수, 횡령, 배임 등으로 가져간 금액이 1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격정지 1년을 준 것은 터무니없는 징계 결정”이라며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 혐의금액이 1000만 원 이상인 경우 5년 이상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제명이라고 못이 박혀 있는데도 1년 자격정지 징계 처분을 내린 것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B 씨는 이어 “성남시체육회의 징계 결정에 대해 자세한 경위를 파악한 뒤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성남시체육회 관계자는 “A 씨의 징계의 경우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제23조 징계 혐의 성립과 결정은 행위 시의 규정에 의한다는 것에 따라 결정된 것이다”라며 “A 씨가 해당 종목 부회장을 사퇴하고 시체육회 전임지도자를 그만 둔 사항도 고려해 징계를 내렸다”고 전했다.
또 “징계 처분이 내려진 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체육회, 도종목단체에게는 징계 사실을 알렸지만 고발인의 연락처 등을 알 수 없어 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