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횡령으로 징계 받은 성남 종목단체 임원이 도장애인 종목단체 사무국장?

2023.09.05 17:30:00 11면

자격정지 기간 중 도장애인 종목단체 사무국장으로 활동
징계사실유무확인서 의무 발급 대상자임에도 절차 이행 안해

 

성남시 모 종목단체 전 부회장 A 씨가 금품수수,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은 가운데<본지 4일자 11면>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한 종목단체 사무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부적절한 인사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2022년 12월 26일 성남시체육회로부터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았다. 자격정지 기간은 2023년 12월 25일까지다.

 

A 씨의 징계 사유가 금품수수, 횡령·배임 등인데다 횡령액도 1000만 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자격정지 1년을 받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A 씨가 자격정지 기간임에도 현재 도장애인체육회 B종목단체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종목단체는 지난 7월 29일 전임 사무국장이 물러나면서 8월 1일자로 A 씨를 사무국장으로 선임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자격정지 상태인 A 씨가 도장애인체육회 종목단체 사무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A 씨의 징계 사유가 금품수수, 횡령·배임이라는 것과 횡령금이 1000만 원이 넘었음에도 징계 시효가 끝나기 전에 체육 분야에 다시 취업한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스포츠윤리센터가 조사한 사례에 따르면 금품수수, 횡령·배임의 경우 장기간 반복적으로 범행이 이뤄진다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A 씨의 채용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8조의13(징계정보시스템의 구축·운영 등) 제④항에 따라 체육회 등의 장은 선수, 체육지도자, 심판 및 임직원과 채용계약(재계약 포함) 시 스포츠윤리센터를 통한 ‘징계사실유무확인서’ 발급을 의무화하고 있다.

 

장애인체육의 경우 시·군장애인체육회 및 가맹단체에 채용된 선수, 지도자, 심판, 임직원이 의무 발급 대상이며 의무 발급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도 채용기관과 신청인의 동의 후 발급이 가능하다.

 

도장애인체육회는 2022년 8월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통해 시·군장애인체육회 및 경기단체에 안내했다.

 

하지만 A 씨가 사무국장으로 임명될 당시 B종목단체는 징계사실유무확인서를 발급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절차대로라면 A 씨는 사무국장으로 채용되기 전 채용기관 담당자에게 징계사실유무확인서 발급 신청서, 정보동의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채용기관 담당자는 스포츠윤리센터에 이를 공문으로 제출하고, 채용자의 징계사실을 확인한 뒤 도장애인체육회에 보고해야 한다.

 

B종목단체는 이 같은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도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B종목단체로부터 A사무국장 대한 징계사실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이 없다. 직원에 대한 채용 결과만 보고 받았다”며 “하지만 징계사실을 보고 받았어도 도장애인체육회가 A 씨의 채용에 관여할 규정이나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간단체도 아닌 도지사가 체육회장으로 있는 도장애인체육회가 수년 동안 금품수수, 횡령·배임 등을 저질러 징계를 받은 인물을 규정이나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또다른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포츠윤리센터 관계자는 “A 씨의 경우 지도자로서 징계를 받은 것이기 때문에 직원으로서 자격정지가 됐다고는 할 수 없다”라며 “임직원의 채용계약 시 징계이력 확인은 의무화 조항이다. 하지만 이를 확인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현재 법령상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규정 및 규칙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국민체육진흥법에서는 징계사실이 발생 시 관련 내용을 본회로 공문을 보내라고 명시돼 있지만 이후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적시되어 있지 않다.

 

또 도장애인체육회 가맹단체 운영규정에서도 임원의 결격사유만 적혀있을 뿐 직원에 대한 결격사유는 기재되어 있지 않다.

 

스포츠 비리 재발 방지와 근절을 위해 징계사실유무확인서 발급을 의무화 하고 있지만 징계사실을 ‘확인’하는데 그치고 있는 셈이다.

 

한편 B종목단체 회장은 “A사무국장에 대한 징계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

유창현 기자 ychangheo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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