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11월 23일에 창간된 사진잡지 ‘라이프’는 텔레비전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사람들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미디어였다. 사진 한 장으로 세계 곳곳의 소식을 전했다. 창간된 지 1년 만에 100만 부를 발행했고, 정기구독자 수는 800만 명에 달했다.
과천 시민회관에서 열리는 ‘라이프 사진전 : 더 라스트 프린트’에서는 ‘라이프’지에 게재된 사진 중 101장의 사진을 볼 수 있다. 다층적이고 시대의 흐름을 읽는 사진이 전시됐다. 전쟁의 참혹이나 일상의 소중함이 포토저널리스트 관점에서 기록됐다.
1부에선 창간 이후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가 데니스 스톡이 카메라를 얼굴에 갖다 대 마치 렌즈가 자신의 오른쪽 눈으로, 뷰파인더는 그의 왼쪽 눈으로 보이도록 연출한 사진’는 포토저널리스트가 가진 직업적 특성을 직접적으로 나타냈다.
이 사진은 사진가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과 자신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카메라뿐이며, 자신이 찍고자 하는 인물과 사건에 직접 다가서지 않고서는 기록을 남길 수 없다는 포토저널리스트의 숙명을 강렬한 이미지로 보여준다.
포토저널리스트가 가져야 할 자세는 그들의 원칙에 나타나기도 했다. 종군기자이자 매그넘 포토스를 창시한 로버트 카파는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은 건 충분히 다가가지 않아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2부에선 제2차 세계대전이후부터 현대까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기념하기 위해 수천 명의 인파가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에 모여 있고, 환희에 찬 한 수병이 흰 유니폼을 입은 간호사를 움켜잡고 등을 뒤로 젖힌 채 열정적인 키스를 하고 있다’에선 종전의 환희를 느낄 수 있다.
포토저널리즘의 아버지라고 불린 알프레드 아이젠슈테트는 “셔트를 누르는 것보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자연스러운 빛을 활용한 솔직한 사진의 핵심은 인물과 사건이 스스로 이야기하도록 만드는 것에 있었다.
‘두 번째 미국 투어를 위해 로스엔젤레스 공항에 도착한 비틀즈’를 통해 음악의 역사를 알 수 있으며, 아이돌의 탄생을 기억할 수 있다. ‘파블로 피카소가 손전등을 사용하여 허공에 그린 사람의 모습을 다중노출로 촬영한 사진’으로 세계의 유명인을 볼 수도 있다.
이외에도 처칠과 아인슈타인, 샤를 드골, 존F. 케네디, 체 게바라 사진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과 반전에 대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으며, 무하마드 알리, 프란츠 잭슨, 오스카 피터슨 등 스포츠선수, 예술가를 통해 그 시대 문화를 알 수 있다.
사실적인 사진들로 시대를 기록한 포토저널리스트들의 작품은 10월 10일까지 과천시민회관 갤러리마루·아라에서 만나볼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월요일과 추석 연휴는 휴관한다. 관람료는 10000원, 과천시민은 5000원이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