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서울 편입의 배신?…집값 상승 등 기대감, 희망고문 ‘솔솔’

2023.12.05 06:00:00 1면

‘버스 총량제’ 돌파 해법은 서울 편입?…너도나도 ‘교통난 해소’
부동산 가치도 덩달아 상승?…“서울 편입은 주민 삶의 향상으로”
전문가, 집값 상승은 ‘수요‧공급’ 원칙…일자리 없는 곳은 차이↑
“집값 무조건 오르는 것 아냐…서울 외곽 집값 상대적으로 낮아”

 

정치, 행정, 경제 등 서울 집중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들은 지역 살리기 방안에 골몰하며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런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서울 확장 방안을 꺼내들었다. 인천시와 경기도는 불편한 기색을 대놓고 드러냈고,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탐탁지 않는 모습이다. 경기신문은 서울 확장이 등장한 배경과 이로 인한 기대와 우려를 진단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온난화 넘어 열탕화’…서울 집중화로 인구 밀도 ‘한계치’
②서울 편입, 무조건 혜택?…자생구조 중요‧불이익 따져봐야
③서울 편입은 개발제한구역 해제?…이미 해제가능총량 ‘만땅’
④김포 이어 구리도 편입 추진…수면 위로 떠오르는 ‘형평성’
⑤더 나은 여건에도 ‘약자’ 코스프레?…“묻고 더블로 가”
⑥들불처럼 번지는 서울 편입…성남‧남양주 불이익 가져올 수도
⑦행정구역 바뀌면 가치도 상승?…막연한 기대는 실망감 높여
<계속>

 

김포, 구리, 고양, 과천 등 경기도 내 지자체가 서울 편입으로 얻는 대표적 기대감으로는 교통난 해소와 부동산 가치 상승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도내 지자체가 서울로 편입된다고 해서 기대감을 높게 갖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한다. 보장된 결과가 아닌 막연한 기대감이라는 것이 이유다. 

 

4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백경현 구리시장은 지난달 20일 구리시의회 시정연설을 통해 구리의 서울 편입은 시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시장은 “구리시가 서울특별시로 편입되면 교통인프라 향상은 물론 부동산 등 자산 가치상승으로 이어져 시민들의 삶의 질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일 백 시장은 긴급브리핑을 열고 서울 편입을 통해 구리시의 교통 인프라도 확충된다고 밝혔다.

 

백 시장은 “구리 서울 편입은 교통 인프라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며 “버스 총량제 등으로 부족한 노선으로 불편을 겪었던 대중교통 문제를 서울 편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의 버스 총량제로 구리와 서울을 오가는 한정된 버스 노선을 확충할 수 있는 만큼 교통 여건이 개선돼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리시의 주장은 일자리를 늘릴 수 없는 지역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으로 교통난 해소와 부동산 가치 상승이 무조건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2021년 기준 구리시 사업체수는 2만 1325개로 도내 31개 시‧군 중 9번째로 적은 규모다. 구리보다 앞서 서울 편입을 주장했던 김포와 비교해도 사업체수, 종사자수 모두 3배가량 적다. 

 

전문가들은 구리시가 교통난 해소와 부동산 가치 상향을 위해서는 서울 편입이 아니라 일자리를 먼저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서울에 집이 있다고 해도 서울 중심에 대한 접근성이 집값을 좌우한다”면서 “강남 등 일자리가 많은 지역과 일자리가 없는 지역의 집값은 차이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외곽 지역인 도봉구, 노원구, 금천구, 중랑구 등은 서울 중심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특성으로 강남, 종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은 잘 갖춰진 인프라가 주택 수요와 연결된다”며 “교육, 교통, 일자리 등 여건이 서울이 좋으니 수요가 많고 집값이 오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편입으로 구리의 부동산 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백 시장의 주장과 상반되는 내용인 셈이다. 구리가 서울로 편입되면 서울 외곽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특히 집값의 경우 서울은 주택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상승하지만 구리는 이미 인구 과밀이어서 서울 편입으로 집값이 어느 정도 상승할지도 불투명하다.

 

‘내집찾기연구소’가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용면적 84㎡의 아파트 평균매매가는 서울 도봉구는 5억 4750만 원으로 구리의 5억 9900만 원과 비슷했다. 

 

서울 노원구는 6억 9530만 원, 금천구는 6억 7250만 원, 중랑구는 6억 1916만 원 등 모두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대표는 “결국 부동산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며 “꼭 서울에 간다고 무조건 집값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이유림 기자 leeyl789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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