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직장운동부, 전력보강 미비…2024년도 성적부진 우려

2024.02.14 20:00:00 11면

낮은 연봉·대회 포상금 등으로 우수선수 이탈 발생
지도자들 "선수들, 성과 낸 만큼 보상 받고 싶어해"

 

지난 해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성적 부진으로 질타를 받은 경기도청 직장운동경기부(이하 직장운동부)가 올해 전력보강을 제대로 하지 않아 또다시 성적 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14일 경기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직장운동부는 현재 사격, 육상, 근대5종 등 10개 종목에 77명의 선수단으로 구성돼 있으며 컬링, 스키, 루지 등 동계종목 선수들의 이적이 진행되는 4월까지 총 80여명으로 선수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직장운동부는 경기주택도시공사에서 관리해오다 지난 해 7월 1일부터 경기도체육회가 위탁 관리를 맡고 있다.

 

직장운동부는 지난 해 11월 16일 경기도체육회관에서 열린 경기도체육회에 대한 2023년도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의원들로부터 성적 부진에 대한 질책을 받았고 당시 도체육회는 일부 종목의 선수단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전체 직장운동부 운영상황을 철저히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도체육회는 지난 해 말 직장운동부 10개 종목 지도자 중 성적이 저조했던 3개 종목 지도자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한 뒤 신규 채용을 마무리 했고 경기도와 도체육회, 직장운동부 간 가교 역할이 필요하다며 지원협력관이라는 직책을 만들어 채용했다.


그러나 정작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연봉 인상이나 포상금 지급 규정 변경 등에 대한 조치는 없었다.


과거 전국을 호령했던 도청 직장운동부는 20여년 동안 식비는 물론 전국대회 입상 포상금이 사실상 동결 상태이고 연봉도 크게 오르지 않았다.


전국대회 입상 포상금의 경우 타 시·도는 금메달이 100만 원이지만 도청 직장운동부는 30만 원(은 20만 원, 동 10만 원)으로 20년 가까이 변하질 않았다.


여기에 최근에는 전국대회 포상금 지급 대회 수를 3회로 제한하면서 선수들의 불만이 가중된 상태이며 우수선수 영입비도 해마다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난 해 좋은 성적을 냈던 다수의 직장운동부 소속 선수들이 팀을 떠났지만 선수 보강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해 출전한 모든 국내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던 사격팀의 경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 대한민국의 준우승에 힘을 보탰던 김서준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잇따라 팀을 이탈했다.


육상도 4명의 선수가 팀을 떠나면서 6명의 선수를 새롭게 영입했지만 전력이 상승됐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체조와 근대5종, 핀수영, 펜싱, 수구 등도 선수 이탈과 영입이 있었지만 전력이 크게 향상되지는 못했다는 견해다.


직장운동부 지도자들은 선수들의 계약 시즌이 되면 인맥과 학연, 지연 등을 최대한 발휘해 좋은 선수를 데려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다른 팀과 비교되는 연봉과 포상금 때문에 영입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직장운동부 한 지도자는 “직장운동부의 연봉이나 포상금 조건이 좋지 않다는 게 전국적으로 알려진 상황이라 좋은 선수를 영입하고 싶어도 금전적인 이유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며 “요즘 선수들은 연봉과 포상금이 높고 조건이 좋은 팀을 우선적으로 선택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지도자는 “어린 선수를 영입해 잘 키워놓으면 높은 연봉과 포상금을 따라 이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연봉과 포상금은 선수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인데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도청 직장운동부는 다른 팀으로 이적하기 위한 ‘발판’으로 전락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도와 도체육회가 ‘경기도청 직장운동경기부 운영 및 관리 규정’까지 개정해 종목별 정원 외 인원으로 지원협력관을 뽑았지만 이 과정에서 지원협력관의 인건비를 확보하지 않고 직장운동부 중 미충원된 인원의 급여로 지원협력관의 인건비를 지급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직장운동부의 전력보강을 위해 선수들의 연봉 인상이나 포상금 지급 확대 등의 방안이 필요한 시점에 정원 외 인력 충원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지적이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도청 직장운동부에 지원협력관 자리가 생긴 지 얼마되지 않아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는 모르지만 전력강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부분은 그대로 둔 채 정원 외 인력을 충원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요즘 젋은 선수들은 현실적인 것을 요구하는 데 도청 직장운동부는 이를 역행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체육회 관계자는 “직장운동부의 연봉, 포상금 문제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4월 동계종목 재계약이 끝난 뒤 이 문제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지원협력관에 대해서는 채용 이후 도체육회와 직장운동경기부 간의 소통 채널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직장운동부의 안정화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

유창현 기자 ychangheo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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