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ELS 피했어도 아쉬운 성적...M&A로 꼴찌 탈출 시동

2024.04.30 14:36:46 5면

1분기 실적 9.8% 하락…영업이익도 역성장
비은행 계열사 없어 은행 부진 고스란히 반영
포스증권·롯데손보 인수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박차

 

우리금융그룹이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이하 ELS) 사태를 비껴갔음에도 기대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부족해 은행의 부진을 상쇄하지 못했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824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4대 금융지주(신한·KB국민·하나·우리) 중 가장 적은 실적을 기록했다. 3위인 하나금융(1조 340억 원)과의 격차는 2095억 원으로 1년 전(1882억 원)보다 커졌다.


우리금융의 홍콩H지수 ELS 배상 관련 비용(75억 원)이 타 금융지주 대비 적었음에도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10% 가까이 떨어졌다.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우리은행의 홍콩H지수 ELS 잔액은 249억 원으로 타 시중은행에 비해 규모가 작다. 하나금융은 홍콩H지수 ELS 배상 관련 충당비용으로 우리금융의 20배가 넘는 1799억 원을 반영했다.


우리금융은 1분기 영업이익이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역성장한 곳이다. 우리금융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1% 줄어든 2조 5488억 원이다. 수수료이익 증가로 비이자이익이 5.7% 늘었음에도 조달비용이 늘며 이자이익이 0.9% 감소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2조 7334억 원을 기록했다. 주계열사인 하나은행은 홍콩H지수 관련 ELS 배상 비용과 고금리로 인한 환차손으로 당기순이익이 13.1% 감소했으나 하나증권, 하나카드 등 비은행계열사의 성장이 이를 상쇄했다.


금융권에서는 타 금융지주 대비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의 수익구조를 부진한 실적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은행의 실적을 보충할 비은행 계열사를 갖추고 있지 않아 은행의 부진이 그룹의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다는 것.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한 78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감소한 데다 대손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도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 실적은 예상을 밑돌았다”며 “우리은행 대손비용이 경쟁 은행보다 많았기 때문인데 중소기업대출 부실이 일부 발생하면서 실질 부실채권비율이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보험사, 증권사 인수 검토 등 비은행 강화 전략이 유효하다"며 "주주환원정책과의 양립을 위한 자본 활용 균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우리금융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증권사와 손해보험사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증권업 진출을 위해 포스증권의 인수 작업을 추진 중이다. 포스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 라이센스를 획득한 후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해 규모를 키운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지난 23일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며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롯데손보의 경우 국내 손보업계 7위로 규모가 상당해 우리금융이 인수에 성공하면 그룹의 실적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각가가 변수로 지목된다.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고려하는 가격은 2조원 이상이지만, 우리금융은 1조 원대 몸값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욱 우리금융 부사장은 지난 26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그룹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험업 진출 검토는 필요하다”면서도 “만약 추진하더라도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금융의 비은행 M&A는 금리 움직임에 따른 이자이익 변동성을 낮출 비이자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며 “한정적인 자본비율과 시장의 주주환원 확대 요구도 고려해야 하는데, 비은행 기업 인수가격과 인수 후 자본비율이 얼마나 시장 눈높이에 부합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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