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전 인천종합에너지(주)가 추진하고 있는 송도 열병합발전소 예정부지에서는 주말 야구경기가 한창이다.
인천종합에너지의 신규 열병합발전소(열 297Gcal/h, 전기 500MW) 건설사업부지는 송도동 346번지 일대로, 현재는 인천시설공단에서 관리하는 6개 야구구장과 연수구가 관리하는 2개의 구장까지 모두 8개의 야구구장이 운영되고 있다.
송도에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는 인천종합에너지는 이곳에 송도국제도시 개발에 따른 지역난방 공급능력 확충과 첨단 바이오 클러스터 지원을 위한 에너지 공급을 목적으로 한 열병합발전소를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1차 주민설명회도 마친 상황이다.
인천시도 최근 열병합발전소 착공이 예정된 2027년 2월 안으로 인천지역 준공업지역 물량을 일부 재배치해 자연녹지지역인 해당 지역을 준공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하는 것으로 협의 중에 있다.
용도변경이 되면 인천종합에너지는 땅 주인인 인천도시공사로부터 사업 부지를 매입해 발전소 건립에 착공하게 된다.
그러나 해당부지에서 야구경기를 해오던 야구동호회 회원들은 최근 들어서야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날 오후 열리는 경기를 위해 작전회의를 하던 모 야구동호회 회원 A씨는 “여기에 발전소가 들어선다는 말을 엊그제서야 지인을 통해 들었다. 1000여 명의 야구동호인들이 이용하는 곳인데, 대체 구장에 대한 논의조차 없다고 들어서 솔직히 기분이 안 좋다”며 “최소한 대체 구장에 대한 논의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송도동에 살고 있는 야구동호인 B씨는 “이곳처럼 규모가 큰 구장이 인근에 없다. 인근에 송도 랜드마크 야구장이 있지만 빛공해 등 민원으로 야간경기도 못해 하루 몇 팀 밖에 소화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또 동호회 대부분이 주말을 이용해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이곳이 없어지면 사실상 경기할 곳이 없는 셈”이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종합에너지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인천시가 송도 랜드마크 야구장을 비롯해 각 구별로 대체구장을 하나씩 마련해왔기 때문에 구장 부족 사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현 인천도시공사 부지 14만 1900㎡ 중에서 발전소가 6만 6000㎡ 규모에 들어서기 때문에 협의 하에 남은 부지를 재배치해서 구장을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송도 열병합발전소 증설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인천종합에너지도 가속페달을 힘껏 밟고 있다. 이달 24일로 예정된 2차 주민설명회까지 마치고 나면 빠르면 8월 말쯤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 심의 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이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연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