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도내 전 시내버스를 친환경 버스로 바꾸겠다고 밝힌 가운데 리튬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버스 화재사고 대응방안은 미비해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6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도는 전날 도내 모든 시내버스를 오는 2033년까지 수소버스, 전기버스 등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친환경 버스전환을 통한 탄소중립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도는 현재 도내 운행 중인 경유·CNG(천연가스)버스 8131대의 내구연한이 지나는 대로 향후 9년간 순차적인 전환을 추진해 총 1만 900여 대의 시내버스를 ‘친환경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기버스의 경우 대부분이 리튬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도 차원의 화재사고 예방대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리튬전지는 소형 모바일기기부터 대형 전기버스에도 사용되는 등 배터리류 중에서도 대중화된 물질이지만 일정 온도 도달 시 열폭주를 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취급이 필요하다.

최근 발생한 화성 아리셀 화재 역시 일차전지의 열화 현상이 주 발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지난 1일 발생한 서울 지하철 3호선 구간 화재도 궤도모터카에 장착된 배터리가 원인이었다.

서울시의 경우 3호선 궤도모터카 화재 사고 이후 별도의 전수조사를 통해 리튬배터리를 장착한 시내 대중교통 차량 현황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안전관리·사고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전기버스 화재예방을 위해서는 리튬배터리를 장착한 시내·마을버스 1700여 대에 금속화학물질 전용 소화기를 비치하고 운수별 전기안전관리자를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도 역시 화성 화재 이후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등 관리에 힘쓰고 있는 만큼 리튬배터리가 장착된 전기버스에 대한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정차 중보다 운행 중일 때 화재 위험성이 큰 만큼 공영차고지 등 차량정차시설 외 소방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기버스에 장착된 리튬배터리는 지붕에 달려 있어 진화작업도 어렵고 전기승용차에 비해 용량도 커 화재 시 4~5배는 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차량을 운행 중일 때 전류를 사용하기 때문에 열발생률도 높고 화재위험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리튬배터리를 대체할 수단이 없는 현 상황에서는 각 차량 내부나 운행 노선 근처 소방서 등에 금속화학물질 전용 소화시설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도는 해당 계획이 9년간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전기버스 관리에 대한 세부사항도 향후 마련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 전기버스는 법령이 정한 안전성 시험을 통과한 리튬배터리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어 차량 내부에 전용 소화기를 비치하는 것이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다”라며 “시내버스 화재와 관련해서는 운수 종사자 화재교육, 소양 교육 등을 통해 안전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이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