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없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금융당국이 안착 지원해야"

2024.07.18 14:43:24 5면

49만 명 조회했지만 가입은 4.6만 건
펫보험·해외여행자보험 '반쪽짜리' 전락
복잡한 상품 일괄 비교해 효용성 하락
보험·핀테크 이해관계 조율도 어려워

 

올해 초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선보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으며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비스를 둘러싼 보험사와 핀테크사 사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이를 조율하기 위해 나서는 곳이 없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월 출시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는 약 49만 명에 달했으나, 해당 서비스를 통해 체결된 보험 계약 건수는 4만 6000여 건에 불과했다. 이는 서비스 이용 후 실제 가입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10%도 채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올해 초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보험사들 사이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됐다. 해당 서비스는 핀테크사가 운영하는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고,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 준다. 동일한 종류의 상품을 보험료가 낮은 순서대로 보여줘 소비자들이 상품을 비교해가며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금융당국은 서비스 출시 당시 자동차보험·용종보험을 시작으로 플랫폼에 탑재되는 상품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험사들 및 핀테크사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로 인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흥행에서 멀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4월 도입 예정이었던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상품 유형에 대한 보험사들 사이의 이견 차이로 인해 출시가 미뤄졌고, 그마저도 삼성화재, KB손해보험, 현대해상 3개 사의 상품 비교만 가능하다. 같은 날 출시되는 여행자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수수료율을 둘러싼 갈등으로 빅4(삼성·현대·DB·KB) 및 카카오페이손보 등 시장 점유율이 높은 보험사들이 참여하지 못하게 돼 사실상 반쪽짜리 서비스가 됐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흥행 부진의 본질은 복잡한 구조를 지닌 보험상품을 단순하게 비교해야 하는 플랫폼의 특성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장 내용부터 특약의 범위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 상품을 일괄적으로 비교하려다 보니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구조가 단순한 상품들도 보장범위나 특약, 담보 등 보험사마다 구성이 다양하다"며 "천편일률적인 비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출시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또한 각 사별로 보험료를 계산하는 방식이 달라 비교·추천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지적이 일었다. 빅4 손보사는 수수료를 보험료에 포함하는 '플랫폼 요율'을, 중소형사는 수수료가 제외된 '사이버 마케팅 요율'을 선택하면서 일부 보험사의 경우 비교·추천 서비스보다 다이렉트 홈페이지에서 가입하는 방식이 더 유리해진 것.

 

이에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 당시 출범한 '제3자 협의체'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불어 금융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관계사들 사이의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주요 안건에 대한 입장차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와 핀테크사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누가 나서서 정리해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금융위의 적극적인 개입과 빠른 의사결정이 서비스 안착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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