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타자"…5대銀 가계대출, 이달 3.6조 원 증가

2024.07.21 12:54:28 5면

부동산 매수심리 회복·스트레스 DSR 막차 수요
銀 가산금리 올렸지만 시장금리 잡기엔 역부족
금융당국, 뒤늦은 현장점검…"관리 실패 책임"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3조 6000억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매수심리가 회복되고 시중금리가 떨어진 데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적용이 9월로 연기되면서 막차 수요까지 몰린 영향이다.

 

이처럼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진화되지 않자 금융당국은 은행권 현장점검에 나섰지만 '뒷북'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8일 기준 712조 1841억 원으로, 지난달 말(708조 5723억 원)보다 3조 6118억 원 늘었다.

 

지난달 5조 3415억 원 늘어나면서 2021년 7월(6조 2000억 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던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 달 들어서도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이달 들어 3조 7911억 원 늘며 여전히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주담대는 26조 5000억 원을 기록하며 2021년 상반기(30조 4000억 원) 이후 최대폭을 보였다.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수도권을 위주로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고 부동산 가격도 오르면서 매수심리가 회복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는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을 앞두고 한도 축소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도 집중되고 있어서다.

 

시중금리 하락도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세 조절 압박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상했지만 은행채 금리 인하 폭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4대 시중은행의 19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연 2.840~5.294%로, 이달 초보다 소폭 하락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0.1∼0.2%p 올렸지만, 시장금리 하락 탓에 금리 인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가계대출 수요 축소 효과가 그만큼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심상치 않은 가계대출 증가세에 금융당국은 지난 15일부터 5대 은행과 카카오뱅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연기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부채질해놓고 뒤늦게 점검에 나선 것은 '뒷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이 연기됐던 지난 6월 말 주요 은행들은 이미 올해 가계대출 경영목표(연간 증가액)도 초과 달성한 상태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천준호(민주·강북갑)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가계대출 경영목표 총합은 12조 5000억 원이다.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16조 1629억 원으로, 반 년 만에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 수준을 초과한 셈이다.

 

천 의원은 "수많은 경고에도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연기한 금융당국이 뒷북을 치고 있다"며 "가계대출 관리 실패로 고통받는 것은 결국 서민인 만큼, 지금이라도 근본적인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