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에 흰개미까지 위험요소多…인천 목조 문화유산 안전한가

2024.08.13 17:14:48 인천 1면

올해 방재시스템 구축·관리 예산 9000만원
중구·미추홀구·연수구·서구·강화군에 배정
지난해 제물포구락부서 흰개미 피해 입어

 

수백 년을 견뎌온 문화유산들이 ‘바람 앞 등불’ 처지다.

 

인천에는 시 지정 문화유산인 목조 건축물이 즐비한데, 흰개미 습격에 화재까지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기 때문이다.

 

여전히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문화유산이 있다.

 

그림·서적 등은 상대적으로 화재 대비에 취약하다. 이들을 보관하는 건축물 자체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게 아니어서다.

 

결국 화재 대비를 자체 소방시설에 기대야 하는 셈이다. 고작 소화기 몇 대만 놓여 있다면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12일 오후 11시 54분쯤 중구에 있는 조계종 소속 능인사에서 불이 났다. 능인사는 시 유형문화유산 61호 신중탱화와 시 문화재자료 24호 현왕탱화를 소장한 사찰이다.

 

이번 화재로 현왕탱화가 소실됐다.

 

불이 난 능인사도 목조 건축물이나,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지 않아 소유자가 관리하고 있었다.

 

시는 문화유산 관리를 위해 군·구 신청을 받아 전기·소방·방범 등 방재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시는 방재시스템 구축·유지관리 예산 9000만 원을 편성했다. 예산을 신청한 중구, 미추홀구, 연수구, 서구, 강화군에 배정했다.

 

문화유산은 훼손되면 복구하기 어렵다. 그러나 문화유산 자체에 대해서만 관리를 지원하는 만큼 자칫 빈틈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목조 문화유산의 저승사자’라고 불리는 흰개미의 습격도 만만치 않다.

 

흰개미는 목재를 갉아 먹는데, 기후변화로 활동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번식기인 4~5월에는 전국 목조 건축물에 ‘빨간불’이 켜진다.

 

올해 인천은 흰개미 떼 피해 없이 무사히 지나갔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실정이다. 그동안 흰개미 피해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중구 제물포구락부 1곳, 2022년에는 동구 화도진지와 계양구 부평도호부관아·부평향교 등 10곳에서 피해가 생겨 시가 방충방염 작업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인천에서 화재로 인한 문화유산 피해는 이번 탱자 소실 빼곤 없었다”며 “시 지정이나 국가유산이기에 국가유산청에서도 관리한다. 전기안전공사하고 같이 점검하게끔 공문도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3월 기준 인천지역 국가유산은 모두 285개로, 이 가운데 42%인 120개가 강화군에 있다. 이어 연수구 48개, 중구 32개, 미추홀구 24개 순으로 많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

김민지 기자 shfkd@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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