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기회, 이른 좌절에서 배운 다시 일어서는 힘에 대하여”…‘이동국 북콘서트 in 수원’

2024.08.25 08:00:53 20면

축구선수에서 저자로 변신한 이동국, 선수의 삶과 그 속에서 배운 것들에 대한 강연
1부 북토크, 2부 팬사인회…“직접 대단한 축구 선수를 보게 돼서 영광”

 

845경기 344골이라는 기록으로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가 된 이동국의 북콘서트가 24일 수원문화원 빛누리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번 북콘서트는 수원문화원과 인북출판사가 공동 개최한 이동국의 두 번째 책 ‘결과를 아는 선택은 없다’를 소개하는 자리다. 1부 인생 이야기를 나누는 북토크, 2부 팬사인회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200여 명의 팬과 관객이 참여해 열띤 분위기를 연출했다.

 

1부 북토크에선 장혜원 인북 출판사 팀장의 사회로 이동국 선수가 책 제목을 짓게 된 배경,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 선수생활, 인생의 다짐 등을 소개했다.

 

이동국은 “살면서 정말 수많은 선택을 하지만 그 결과를 알고 하는 선택은 많이 없는 것 같다”며 “미리 두려워하지 말라는 의미로 책 제목을 지었다”고 소개했다.

 

이동국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를 시작해 풍족하지 않은 가정환경에도 축구로 성공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축구에 매진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대신 프로리그에 입단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하고 19세 52일로 우리나라 최연소 월드컵 출전 기록을 세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 후반 32분, 우리나라가 3:0으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이동국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벤치에서 몸을 풀고 있을 때, 당시 대표팀 차범근 감독이 기회를 줘 ‘내가 가진 것을 확실하게 해보고, 슈팅 기회가 온다면 과감하게 슈팅을 해보자’고 생각했던 것이 빛을 발한다. 한 번의 슈팅은 대한민국을 열광하게 했고 이동국 선수의 등장을 알렸다.

 

촉망받는 만 20살의 이동국은 이후 U20과 A대표팀을 함께 뛰지만, 충격적이게도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선발되지 못한다. 돌파구를 찾아 군에 입대한 이동국은 이 시기를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이동국은 “98월드컵 이후 저는 당연히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뛸 줄만 알았다”며 “나의 무대여야 하는 2002년 월드컵을 밖에서 바라볼 때 너무나 마음이 아팠고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군입대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군대 안에서 권투나 유도, 레슬링 등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도 4년 마다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아침, 저녁으로 틈만 나면 훈련을 하고 땀을 흘리는 것을 보고 많은 반성을 했다”며 “그 친구들한테 미안하지 않을 정도로 내가 가진 에너지보다 그 이상을 소비해 2006년 월드컵을 목표로 쉼 없이 달렸다”고 회상했다.

 

입대 당시 막연하게 지쳐있던 이동국은 국가대표가 돼 제대하게 된다. 하지만 제대 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 생활을 하던 중 무리하게 볼을 잡다가 무릎이 뒤틀리는 부상을 당한다. 부상으로 2006년 월드컵 출전이 또 한 번 좌절된 이동국은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수술을 해야 된다. 너의 자리는 없을 것 같다’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서른 살이 돼 전북 현대에 입단한 당시 이동국은 또 다시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 신태용 감독은 ‘선수로서 능력을 끄집어낼 수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 믿고 따라와 달라’고 설득했고, 이동국은 2배의 연봉을 주겠다는 다른 구단의 제안을 뿌리치고 전북 현대를 선택한다. 그 결과 이동국은 그 해 K리그 득점왕이 됐고, 전북 현대는 K리그 왕좌에 올라 또 하나의 왕조를 열게 된다.

 

이동국은 38살에 월드컵 대표팀이 된다. 그리고 첫 게임에서 종료 2분을 남기고 투입되는 상황에서 생수생활 중 가장 큰 환호와 박수를 받게 된다.

 

이동국은 “제가 축구를 하면서 그렇게 많은 환호와 박수를 받아본 게 이때였다”며 “모든 사람들이 저를 기다렸다는 듯이 저를 응원하고 환호를 하는데 그 분들에게 짧은 2분이지만 내가 가진 모든 그런 에너지를 다 쏟아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미친놈처럼 뛰어다녔다”고 말했다.

 

그렇게 41살이 돼 은퇴하게 된 이동국은 845경기 344골이란 기록을 세웠다.

 

그는 “어떻게 보면 845경기라는 것은 위로 15년, 아래로 15년 프로선수들과 경쟁하며 살아남아 1년에 40경기씩 20년을 뛰어야지 나올 수 있는 데이터”라며 “그래서 저는 845경기라는 숫자가 꾸준하게 이 프로의 정글 속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숫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관객이 참여하는 축구 상식 퀴즈, 럭키 드로우를 끝으로 1부 북토크가 마무리 됐고, 2부 팬사인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신성준(10세) 군은 “평소에 시간나면 축구도 하고 관심이 많아서 오게 됐다”며 “오늘 직접 대단한 축구 선수를 보게 돼 영광이었고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고륜형 기자 krh083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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