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가 추진하고 있는 ‘2024년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사업’이 자칫 무산될 가능성마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가 포승국가산업단지 일원에 1만 5000㎡(1.5ha) 규모로 미세먼지 차단숲을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사업 구간이 끝나는 지점과 맞닿은 일부 부지가 불법 점용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평택시 포승읍 만호리 지역주민들은 “석유화학 플랜트 전문업체인 A사가 8년 넘게 평택시 소유의 토지 7284㎡(구, 2203평)를 공장 진출입로로 불법 사용해 왔다”면서 “그동안 A사는 지속적으로 매연 및 분진을 발생시켜 왔는데, 이런 상황에서 미세먼지 차단숲을 조성해 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상황이 이러해지자 시 푸른도시사업소 측은 “지난 4월부터 공사가 진행되었지만, 설계변경 등으로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태”라며 “주민들의 요구와 반대 등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자칫 국비를 반납할 처지에 놓였다”고 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시의 이런 입장과 달리 현실적으로 국비 반납이나 사업 중단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것이 관련업계와 공직 사회 내부 분위기다.
이런 문제에 대해 일부 공직자들은 “지난 4월 입찰업체가 선정된 상황에서 국비 반납 및 사업 중단을 할 경우 평택시는 상당한 페널티를 감수해야 한다”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지역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사업을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입장은 완강한 상황이다. 지역주민들은 현재 문제가 되는 부지의 지목이 ‘공원’으로 되어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미세먼지 차단숲을 문제의 부지까지 조성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시 푸른도시사업소는 지난 6월 미세먼지 차단숲 공사를 진행하면서 살아 있는 ‘편백나무’ 등을 약 200그루를 절단해 지역주민들과 마찰까지 빚은 바 있다.
평택시 포승읍 만호리 지역주민들은 “A사가 공장 진출입로로 무려 2천 평이 넘는 땅을 불법으로 8년 넘게 개인 소유처럼 사용해 오면서 왔다”면서 “A사는 불법 점용한 땅을 주차장처럼 사용하면서 지역주민들의 접근도 막았는데, 이제는 문제의 땅을 주민들 품으로 돌려주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들은 또 “8년 넘게 A사가 매연 및 분진을 발생시켜 왔는데, 이제 와서 미세먼지 차단숲을 조성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있냐”며 “A사가 불법 점용한 문제의 부지에 대한 해결 방안이 없다면 굳이 미세먼지 차단숲은 조성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A사가 불법 점용하고 있는 평택시 포승읍 만호리 부지를 둘러싸고, 당초 인허가 진행 상황 및 행정절차 미이행 등으로 관련 부서 간 ‘핑퐁행정’을 하는 것도 모자라 일부 공무원은 ‘공무원 고발’까지 부추기고 있어 향후 파장이 확산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 경기신문 = 박희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