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의원과 국회의장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불참으로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이 11년 만에 총리대독으로 진행된 것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권리 침해”라며 비판을 날렸고, 야권은 규탄대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나아가 여당 내부에서까지 윤 대통령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 머리발언에서 윤 대통령에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그는 “총체적 국정 난맥의 심화라고밖에 할 수 없는 비상한 상황”이라며 “대통령의 시정연설 거부는 국민의 권리 침해”라고 질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 확정되자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11월을 ‘김건희 특검의 달’로 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관철을 위해 5일부터 국회 내 릴레이 밤샘 농성에 나선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민의 대표자를 만날 용기조차 없는 ‘쫄보’”라고 자극했고,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내각 총사퇴와 윤석열 대통령 직접 사과, 김건희 특검 즉각 실시, 임기단축 개헌은 국민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라며 윤 대통령을 압박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 대통령의 불참을 두고 비판이 제기됐다. 배현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국민께 송구하다. 최근 각종 논란들이 불편하고 혹여 본회의장 내 야당의 조롱·야유가 걱정되더라도 당당하게 참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국회는 민의의 전당, 국민의 전당이다. 지난 국회 개원식에 이어 두 번째로 국회를 패싱하는 이 모습이 대다수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냉철하게 판단했어야 한다”고 대통령실 등의 정무 판단을 질책했다.
한동훈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불참은)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최근 윤 대통령에게 시정연설에 참석해야 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윤 대통령의 국회 일정 ‘불참’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 국회 개원식에 이어 이날이 두 번째인데, 김건희 여사 특검법 추진과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취 폭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관측된다.
[ 경기신문 = 김재민·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