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스럽다”지만…대선시계 빨라진 ‘포스트 이재명’들

2024.11.17 20:00:00 1면

李, 10년 선거길 막혀 대선행 ‘적신호’ 켜져
3김, 경쟁자 견제·귀국 연기·尹임기 단축 주장
3총, ‘초일회’ 만남·민주 세력 재편·회의적 시선
‘사실심’ 2심 담당판사 공개 시점 당내 변화할 듯
일각선 위증교사 재판 25일부터 ‘지각 변동’ 예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로 10년간 피선거권을 상실할 위기에 놓이면서 ‘포스트 이재명’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포스트 이재명’으로는 3김(김동연·김경수·김두관)과 3총(김부겸·이낙연·정세균) 라인이 거론되는데 경쟁자 견제, 비명계 모임 등 나름의 물밑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유죄 선고에 대한 재판부의 의지가 확고하고 다른 재판에서도 불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이번 재판의 항소심 담당재판부가 공개되는 시점이나 위증교사 사건 1심 재판일인 오는 25일부터 본격 ‘지각 변동’이 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17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5일 이 대표에 대한 첫 번째 재판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 대표의 혐의들에 대해 유권자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 점에 미뤄 이 대표의 죄질을 무겁게 판단, 유죄 선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러한 재판부 의지라면 2심에서 형량을 깎는다고 해도 피선거권 박탈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통상 3심은 판결이 뒤집히기 어렵고, 이번 판결이 다른 혐의들에 대한 재판들에서도 유죄 선고를 내릴 근거로 작용될 수 있음을 고려하면 이 대표의 대선행보에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이에 ‘포스트 이재명’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 尹 임기 단축 주장하고 차기 경쟁자 은근 견제하는 ‘3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SNS를 통해 “사법부 판단, 매우 유감스럽다. 대한민국에 법의 상식과 공정이 남아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를 거론하면서 우회적으로 이 대표 등 차기 대권주자 경쟁자들을 견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윤 대통령이 하야해야 하는 이유로 경제 위기와 배우자 리스크를 들어 경제 비전문가인 이 대표와 배우자 리스크를 안은 다른 정치인들을 대통령감에서 탈락시킨 셈이다.

 

(관련 기사: 경기신문 2024.11.14. 김동연, 尹 쏘는 척 대권잠룡들 겨냥)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당초 올 연말쯤 독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내년 2월로 귀국 시점을 미뤘다. 내년 2월은 이번 재판의 2심 판결이 나오는 시점이다.

 

이 대표는 이번 판결 직후 항소 의지를 밝혔는데 선거법 위반 사건은 2심과 3심에서 각각 3개월 내 재판을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어 늦어도 내년 2월 15일에는 2심 판결이 나온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이재명 대표가 1심에서 다투고 있는 혐의에 비해 형량이 세게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판결에 앞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임기 단축 개헌론’을 주장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임기를 1년 단축해 오는 2026년 민선9기 지방선거와 대선을 함께 치르는 방식으로 개헌을 추진하자는 주장이다.

 

이렇게 될 경우 대선보다 먼저 치르는 지선을 신경 쓰느라 확실한 대선행보가 어려웠던 인물들이 아예 대선으로 방향을 정하면서 선명한 표현이 가능해진다.

 

당은 다르지만 이 대표와 함께 윤 대통령 탄핵을 외쳐왔던 조 대표는 “허위가 있다고 해도 강력 대권후보의 정치생명을 끊는 것이 온당한 일이냐”고 했다.

 

이 대표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사실일 수도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고, 정치생명이 끊겼다고 본 지점에서 ‘아직 죽지 않았다’는 민주당 메시지와 묘하게 결이 다르다.

 

◇ 비명계 만나고 민주 세력 재편 공감대 모으는 ‘3총’

 

3총 라인인 김부겸 전 총리는 다음 달 1일 비명계 모임 ‘초일회’와 미국 대선 평가와 한미관계 국제정세 전망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김동연 지사처럼 최근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쓴소리를 내놓고 있다. 그는 미국 대선을 현지에서 직접 둘러보는 한편 스탠퍼드 대학 특강에서는 ‘공존 정치’를 주장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정치가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니어들을 중심으로 과제를 외면하지 않고 상황을 국민에게 알라고 합의를 이뤄나가는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지난 10일 새미래민주당 제2창당 결의대회에서 이 대표 유죄 판결시 ‘3총3김’을 중심으로 민주 세력을 재편하자는 데 뜻을 모은 바 있다.

 

정세균 전 총리도 현재 민주당에 회의적이다.

 

다만 친명계 의원들이 ‘끝까지 싸우겠다’고 희망을 놓지 않는 이유는 법률심인 3심과 달리 사실심인 1·2심에서는 사실인정 관련, 법관에게 재량의 여지가 있는 만큼 2심에 배당되는 법관이 1심과 달리 해석할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2심 담당판사가 공개되면 당내 분위기가 빠르게 ‘포스트 이재명’으로 기울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선 두 번째 재판 1심이 열리는 오는 25일부터 본격 ‘지각 변동’이 일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지난 15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서 “25일 이후부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겠다는 얘기를 여러 군데에서 해오고 있다”며 “25일 이후 폭풍이 휘몰아치면서 지각 변동도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오는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가 진행된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이유림 기자 leeyl7890@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