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창문을 여는 호사를 누릴 수 있어 좋아요.”
인천 너나들이캠핑장이 겨울철 휴장에 들어가면서 인근 주민들은 평온을 되찾았다. 냄새와 연기 등으로부터 벗어나 환기를 맘껏 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이 같은 일상도 인천시의 적절한 대책마련이 없이는 잠시다.
8일 인천대공원사업소에 따르면 남동구 장수동에 있는 너나들이 캠핑장은 자가텐트·몽골텐트·캐빈텐트 등 123면과 1500평의 피크닉장을 갖춘 시설이다.
인천대공원 내 모든 시설 이용이 가능하고 도심지와도 가까워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토요일 예약은 꽉 차고, 일요일은 성수기 시 60% 차는 정도다.
하지만 ‘힐링’을 제공하는 이 캠핑장이 또 다른 이들에게는 고통의 원인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인근 아파트 주민 A씨는 “바람이 불면 매운 내가 나고 시꺼먼 게 날아 들어오기도 한다”며 “겨울철을 제외하고 특히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창문을 열어놓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일부 세대 창문에는 그을음도 낀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관리사무소 직원 B씨 역시 “퇴근 시 냄새가 나는 걸 (본인도) 느꼈다”며 “이와 관련해 민원이 많이 들어오곤 했다”고 전했다.
해당 아파트는 캠핑장이 들어서기 전인 2005년 7월에 입주 시작된 이래 현재 800여 세대가 거주 중이다. 캠핑장과는 200m~700m가량 떨어져 있어 멀지 않은 거리다.
과거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시설관리공단에 정식으로 문서를 보내는 등 찾아가서도 주민들이 겪는 상황을 이야기했다.
이후 코로나로 인해 ‘캠핑장을 폐쇄하고 있어 해줄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번달 첫 번째 주,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주민들의 연대 서명을 받아 피해 내용을 남동구의회에 전달했다.
남동구의회에서는 매연 저감 장치를 설치한 텐트에서만 바비큐 등 요리를 가능케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인천대공원사업소는 바람이 아파트 방향으로 부는 겨울에는 캠핑장을 휴장시키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업소 관계자는 “장작 판매를 금지시키고 보건환경연구소에 의뢰해 무취 판정을 받는 등 관심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캠핑장 운영에 여러 명의 생존권도 달린 만큼 영업 중지만 아니라면 주민 분들과 타협할 수 있는 점을 찾아 함께 논의할 것이다”고 답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지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