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불황과 어지러운 사회 분위기 등으로 나라 안이 어수선하다. 해마다 소외계층에 큰 힘이 됐던 연말연시 나눔 또한 예년 같지 않다.
특히,한파가 몰아치고 설 명절이 있는 연초에는 소외계층이 더욱 위축된다.
경기연구원이 지난 14일 발간한 ‘경기도 기부문화 제고를 위한 정책 방안’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기부금 총액은 2022년 기준 약 15.1조원으로, 2021년 15.5조원 대비 약 5천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매서운 기부 한파에도 불구하고 남양주시에서는 어려운 이웃을 향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남양주시복지재단과 남양주시사회복지관 희망케어센터에서 모집한 후원금·품 총액은 약 62억4700만원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62억1700만원에서 2023년 62억1800만원으로 최근 3년간 후원금·품액은 평균 62억원을 웃돌았다.
후원품으로는 쌀, 라면, 김치 등 식품류가 가장 많았으며, 각 사회단체와 읍·면·동의 크고 작은 단체와 개인들도 십시일반으로 온정의 손길을 내 밀었다.
이처럼 후원금·품액의 증가 폭은 크지 않지만, 시는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해 매년 기부액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이 후원품들은 사회복지시설을 통해 관내 취약계층에 전달돼 이웃들의 따뜻한 온기를 전했다.
지난해 남양주시의 ‘아너소사이어티’(1억 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는 기존 22명에서 25명으로 3명 증가했다.
또, 시 복지재단의 대표적인 기부 프로그램 ‘평온(溫)한 기부’(1억원 이상의 금액을 일시 또는 평생 약정)는 지난해 9명이 늘어 총 29명의 후원자를 모집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시는 ‘디지털 기부자 명예의 전당’ 및 ‘기부 키오스크’를 설치·운영해 일상 속 나눔 문화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23년 시청 본관 1층에 설치한 ‘기부자 명예의 전당’은 기부자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 소액기부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기부자 명예의 전당은 가로 11m, 세로 3m 규모의 디지털 월(Wall)로, ▲기부자 헌액판 ▲명예 기부자 ▲포토존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일상에서 자유롭고 간편하게 기부할 수 있는 ‘기부 키오스크’는 현재 ▲시청 ▲와부조안행정복지센터 ▲정약용도서관 등 3곳에서 운영 중이다. 기부 후에는 인증샷 촬영, 기부증서 발급 등이 가능하다. 키오스크를 활용해 기부에 참여한 시민은 지난해 말 기준 3500명을 넘어섰다.
경기연구원은 ‘경기도 기부문화 제고를 위한 정책 방안’ 보고서에서 ‘남양주시 기부자 명예의 전당’의 성공 요인으로 ▲리더십 ▲아이디어 ▲수요자 중심성 등을 꼽았다.
보고서에서는 주광덕 시장이 ‘나눔 복지도시 남양주’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부자가 존중받는 기부문화 조성, 기부방식의 다양화 등을 제시하고 강력히 추진한 점을 성공의 근거로 들었다.
또한, 기부 키오스크와 기부자 명예의 전당을 설치해 소액·간편 기부를 확산한 점, 기부자의 선호와 필요에 적합한 나눔 문화 프로그램을 설계 및 실행해 기부자의 호응을 유도한 점을 강조했다.
올해 남양주시는 다양한 나눔 프로그램을 고안 및 실행해 더 많은 시민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시는 복지재단과 희망케어센터의 통합 소액기부 인증프로그램을 신설해 2만원 이상 후원금·품 정기기부 시 나눔가게·기업·가정으로 인증할 예정이다. 또, ‘착한 미용실’ 기부 프로젝트를 추진해 소상공인 기부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주광덕 시장은 “다변화된 현대사회에서 국가, 지방정부의 제도와 재정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있지만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며 “시민들의 기부, 나눔을 통해 돌봄이 필요한 분들이 소외되지 않고 기본적인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나눔 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화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