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협력사와 ‘상생 경영’ 강화…자금난 해소 앞장

2025.01.27 08:00:00

임금 체불액 2년 새 2.3배↑...설 앞두고 거래대금 조기 지급 확산

 

건설업계가 협력사 지원을 강화하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상생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건설경기 둔화로 협력사들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임금 체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주요 건설사들이 거래대금을 앞당겨 지급하는 등 지원책을 확대하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가 윤종오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기계 임대료 체납금은 118억 원, 임금 체불액은 6693억 원에 달했다. 특히 임금 체불액은 ▲2022년 2924억 원에서 ▲2023년 4362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며 2년 새 2.3배나 늘었다.

 

이처럼 건설경기 침체로 협력사들의 경영 부담이 가중되자, 대형 건설사들은 협력사의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설 명절을 앞두고 거래대금을 조기 지급하며 상생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올해 설 명절을 맞아 거래대금 800억 원을 조기 지급했다. 2018년부터 명절마다 협력사에 대금을 선지급해온 동부건설은 현재까지 총 64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기 지급하며 협력사들의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협력사 입찰 기회 확대, 경영 컨설팅 지원, 상생 협력기금 운영 등 다양한 지원책을 운영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중소 협력사 52곳에 결제대금 65억 원을 조기 지급했다. 이번 지급은 예정일보다 최대 3주 앞당겨 진행됐으며, 지난해 설 명절에도 약 2200억 원 규모의 대금을 선지급한 바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다음 달 7일까지 지급 예정인 거래대금 420억 원을 지난 17일에 조기 지급했다. 지급 대상은 포스코이앤씨와 거래 중인 633개 중소기업으로, 전액 현금으로 지급됐다. 포스코이앤씨는 2011년부터 협력사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동반성장펀드’와 ‘더불어 상생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협력사들이 낮은 금리로 운영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흥그룹은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의 협력사들에게 총 1000억 원 규모의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조기 지급했다. 이번 조치로 전국 30여 개 협력사가 임금 및 자재 대금을 원활히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은 지난해 추석에도 약 1300억 원 규모의 대금을 조기 지급한 바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1000여 개 중소 협력사에 1900억 원 규모의 거래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지급 역시 전액 현금으로 진행됐으며, 코오롱글로벌은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상생 경영을 지속할 방침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와 협력사는 동반 성장하는 관계로, 협력사의 안정적인 경영이 곧 건설업계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거래대금을 조기 지급하며 협력사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거래대금 조기 지급뿐만 아니라 금융 지원, 입찰 기회 확대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사와의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건설사들이 협력사 지원을 확대하며 위기를 함께 극복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의 이러한 상생 경영이 건설 산업 전반의 안정화와 지속 가능성 확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오다경 기자 omotaa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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