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역사관의 운명이 한국이민사박물관 확대 개편 결과에 달렸다.
한국이민사박물관이 인천도시역사관 이전으로 결론 날 경우 이사 갈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5일 한국이민사박물관에 따르면 ‘한국이민사박물관 확대 개편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다음 달 완료한다.
이 용역은 이민 역사를 간직한 인천의 상징성을 살려 한국이민사박물관을 전 세계 한인 이민사를 아우르는 전시공간으로 확대하기 위해 추진됐다.
하지만 인천도시역사관 입장에선 남의 박물관 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물관 건물의 이전 유무가 용역의 핵심인데, 이전 후보지가 인천도시역사관이라는 이유에서다.
인천도시역사관에는 1883년 개항 이후 근대도시로 새롭게 출발한 인천의 도시 역사와 변천과정이 전시돼 있다.
지난 2009년 송도국제도시에 인천도시계획관으로 문을 연 뒤 2017년 인천시립박물관에 인수되며 인천도시역사관으로 변경됐다.
이곳이 이전 후보지로 결정된 이유는 뮤지엄파크 영향이 컸다.
인천시는 미추홀구 학익동 573번지 일원 4만 1170㎡ 부지에 복합문화시설인 뮤지엄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뮤지엄파크에는 인천 최초의 시립미술관과 예술공원 등이 들어선다. 연수구 옥련동에 있는 시립박물관도 이전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한국이민사박물관 확대 개편 검토 과정에서 인천도시역사관의 뮤지엄파크 이전 가능성이 언급됐다.
인천시립박물관이 뮤지엄파크로 이전될 예정인 만큼 인천도시역사관도 함께 옮기는 게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민사박물관이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재외동포청과 연계해 이민사 범위 확장 필요성이 나오는 만큼 인천도시역사관이 이전 후보지로 적합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하지만 정해진 내용은 아직 없다. 용역이 끝나지 않아 이전유무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인천도시역사관의 운영 방향은 한국이민사박물관 용역 이후 시작될 예정이다.
역사관·박물관이 공동운명체로 묶인 상황에서 이전 이후의 계획은 미뤄둔 채 용역을 진행해 반쪽짜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여기에 뮤지엄파크는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라는 벽이 남아있다.
지난 2021년 조건부 승인을 받은 후 2차 중투심을 통과해야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내용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계속 부결 결과를 얻은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한국이민사박물관 관계자는 “아직 용역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 이후의 계획까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세부적인 계획은 용역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용역을 담당하는 시는 인천도시역사관 이전을 담은 1안 외에도 현재 박물관 건물을 증축 및 리모델링하는 2안도 고려하고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