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계엄 때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받지도 하지도 않아”

2025.02.11 16:40:32 3면

“소방청장 전화는 국민 안전 당부한 것”
‘尹, 부처별 지시’ 질문엔 “일절 없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받은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이 장관은 11일 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서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를 지시받은 적 있느냐’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했다.

 

앞서 검찰이 작성한 윤 대통령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 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 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적힌 문건을 보여줬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전 장관은 “이번 비상계엄에서 그런 조치는 아예 배제돼서 지시할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행안부 장관에게 경찰이나 소방을 지휘할 권한이 없다는 것은 다 알려진 상황이었고 대통령이 누구보다 그 점을 잘 알고 있어 저에게 그런 유형의 지시를 내릴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집무실)에서 종이쪽지 몇 개를 멀리서 본 것이 있는데 그 쪽지 중 소방청 단전, 단수, 이런 내용이 적혀있었다”며 “(윤 대통령에게 계엄령을) 만류하러 들어간 자리에서 짧게 1~2분 머무를 때 잠깐 얼핏 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이후 행안부 장관 사무실에 돌아와 소방청장에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겨달라고 당부했을 뿐 단전·단수를 지시한 것이 아니란 취지로 진술했다.

 

소방청장과 통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광화문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쪽지를 본 것이 생각났다”며 “그 쪽지가 어떤 맥락에서 작성되고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지만 본 대로 단전·단수를 소방이 한다고 할 경우 무작정 하게 되면 국민에게 큰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실에 돌아간 다음 큰 사건사고가 접수된 건 없는지, 각종 시위나 충돌사항은 없는지 전반적 상황이 궁금해서 경찰청장, 소방청장과 차례로 전화했다”며 “소방청장과 전화하면서도 아까 그 쪽지가 생각나고 걱정돼서 만일 경우를 대비해 국민 안전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그리고 꼼꼼히 챙겨달라는 당부를 한 것”이라고 했다.

 

국회 측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수사기관의 참고인 조사 진술을 언급하며 이 전 장관에게 그런 내용을 들은 적 없는지 물었다.

 

국회 측에 따르면 송 장관은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일정 대신 참석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경제를, 외교부 장관에게 미국과 관계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의료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소상공인 대책을, 송 장관에게 농산물 물가 관리를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장관은 “송 장관이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 기억과는 조금 다르다. 제게 그런 말씀은 일절 없었다”고 답했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이유림 기자 leeyl789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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