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산시 “갑질” Vs “을질”

2025.02.17 06:00:00 9면

 

오산시 직원 익명게시판(새올행정망)은 일반직 직원들의 '상소' 공간으로 불린다.

 

하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수위를 넘는 비판 글로 채워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특히, 건강한 여론 조성은 온데간데없고 상사와의 갈등만 유발하는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다 보니 논란의 중심이 되는 익명게시판이 폐쇄돼야 한다는 여론까지 일고 있다. 무분별한 비방이나 근거 없는 유언비어, 명예훼손성 글 등이 난무하며 애초 목적과는 상반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오는 흔한 말 중 ‘갑질’이란 단어가 서슴지 않게 오산시 공직사회에 맴돌며 시시비비를 따진다.

 

최근 오산시에는 ‘갑질 5인방’이란 말들까지 떠돌며 정당한 사유 없이 공직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일부 직원들이 직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도록 정당한 업무 지시나 요구를 ‘갑질’로 치부해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자기가 잘못해 놓고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일명 ‘을’들이 일부 있어 상반된 시각을 보인다.

 

일을 안 하면 지시도 없다. 인기 있는 부서장이든 팀장이든 그건 누구나 원하는 것이다. 다만 업무에 대한 과다 열정과 노력이 오히려 ‘갑질’이란 '惡'(악)의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씁쓸할 뿐이다.

 

하지만 시에는 일부 갑질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가중된 업무분장이나 비인격적 대우, 거친 표현과 함께 "야!" 와 같은 반말 등은 반드시 근절돼야 하는 '갑질'이다.

 

세대 공감이나 문화적 차이, 살아온 환경, 가치 등 모든 것이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호랑이는 적어도 17세기 초의 호랑이였던 것이다. 간부나 상사 역시 예전 조직문화를 염두에 둔다면 큰 실수일 것이다.

 

노조원이 억울함을 호소해 오면 시나 노조에서는 진상조사를 하게 된다.

 

관할부서나 공무원 노조는 MZ세대 공무원들이 업무 실수를 지적만 해도 갑질로 받아들이는 사례들이 남지 않도록 현명한 중재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또한, 상급자 역시 업무를 회피하고 소홀히 하는 하급자의 괴롭힘으로부터 보호받을 장치를 반드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오산시가 이제는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존중하는 따뜻한 공직사회가 되길 바란다. 신바람 나는 활기찬 공직 근무 환경을 스스로가 개선할 시점이다.

 

[ 경기신문 = 지명신 기자 ]

지명신 기자 msj@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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