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 영양이 풍부해 겨울철에 즐겨 먹는 식품이었다. 최근에 김 수출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 K-푸드의 대명사가 됐다.
보통 우리 조상들은 김을 날(생김)로 먹거나, 청태 종류와 김을 섞어 담금 물김치로 먹었다. 또 국물 없이 가열(전남 김더끔 등)해서 먹기도 했다.
황해도에서는 바지락과 함께 김을 불에 살짝 구워 부스러뜨린 후 고추장 국에 넣어 끓인 바지락 김국이 유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월대보름에 ‘복쌈’이라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밥을 채소잎이나 김에 싸서 먹는 전통이다.
김에는 비타민이 풍부해 눈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다.
김은 과거에 ‘해의(海衣)’, ‘자채(紫菜)’, ‘짐(朕)’ 등으로 불렸다. ‘해의’는 종이처럼 떠서 말린 김을 의미하며, ‘짐’은 남해안 지역에서 사용된 방언이다.
김 양식은 17세기 인조 시대, 전남 섬진강 하구 광양만의 태인도에서 김여익(金汝瀷)이 처음으로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바닷가에 떠내려온 참나무 가지에 김이 붙은 것을 보고 양식을 시도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총독부가 김(해태) 양식업을 적극 장려해 일본으로 수출했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자연산 김 생산이 크게 줄었고, 일본식 개량 마른김(乾海苔)이 국내시장을 잠식하게 됐다.
황해도는 김 양식에 적합한 넓은 갯벌과 간석지가 발달한 지역이다.
1925년 황해도 수산희에서 처음으로 김 양식이 성공했으며, 어화도를 중심으로 김 생산이 활발히 이뤄졌다.
1931년에는 옹진군 용호도에 해태검사소가 설치됐고, 이후 용호도·어화도·갈경·봉명·기창 등 5개 어업 조합을 중심으로 양식이 확산됐다.
그 결과, 1935년에는 112만 평에 달하는 양식지에서 생산된 김 32만 속이 일본으로 수출됐다(김연수, 김양식 기술 발달 과정의 한·일 비교, 한국도서연구, 제29권 제2호, 2017).
연평도의 경우, 어로 저지선이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조기잡이가 어려워지자 김 양식을 대규모로 도입했다. 연평도에서 생산된 김은 맛이 좋아 일본으로도 수출됐다고 한다.
한편 덕적도에서는 고(故) 최분도 신부가 마을공동체를 실천하며 연평도와 덕적도에 김 양식을 보급했다.
또 서울대학교 해양학과 교수들을 초청해 김의 영양 가치를 분석하고, 이를 홍보자료로 활용했다고 전해진다. 1972년 당시 덕적도의 김 생산 면적과 생산량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현재 장봉도에서는 지주식 방식으로 김을 재배하며, 보통 10월부터 3월까지 수확한다. 특히 1~2월에 생산된 김이 가장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지주식 재배법은 김을 일정 기간 공기 중에 노출시키고 충분한 햇빛을 받게 해 병충해에 강하고, 색상과 맛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장봉도는 갯벌로 둘러싸여 있어 유기 영양분이 풍부하며, 적당한 수온과 빠른 유속으로 조류가 원활하게 흐른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갯병과 같은 병충해가 적어 김 양식의 최적지로 평가된다.
옛날부터 장봉도는 한강하구에서 내려온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어 황금어장으로 유명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김 생산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바다가 아닌 육지에서 김을 생산하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보급한다.
글 : 김용구 박사(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인천시 섬발전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