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소집하는 이복현 금감원장…부당대출·이자장사 비판하나

2025.02.17 14:37:50 5면

이복현 원장, 오는 19일 주요 은행장과 간담회
내부통제 부실·가산금리 조정 언급할 듯 
임기 만료 앞두고 금융권 기강 잡기 지속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요 은행장들과 새해 첫 회동을 갖는다. 내부통제 문제와 금융사고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임기 만료까지 약 4개월을 앞둔 이 원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오는 27일 보험사 CEO와 만나는 등 이후 순차적으로 업권별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금융업계는 릴레이 간담회가 주요 현안과 관련된 의견을 나누고 금융당국의 감독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은 이번 간담회에서 내부통제 부실로 인해 반복되는 금융사고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이 지난해 KB국민·NH농협·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검사 결과, 세 은행에서 3875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부당대출이 적발됐다. 또 기업은행은 지난달 239억 5000만 원 규모의 배임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지난 4일 정기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요 지주, 은행의 임직원들이 은행 자원을 본인 등 특정 집단의 사익을 위한 도구로 삼아 부당대출 등 위법행위 및 편법영업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은행권의 낙후된 지배구조와 대규모 금융사고 등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재차 확인됐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지난해 은행의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주요 금융지주들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만큼, 대출금리도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순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인 16조 4205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였고, 같은 이유로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대출금리를 조정하지 않아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이 호실적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금융당국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은행을 향해 금리를 낮추라고 주문하고 있는 만큼, 이번 간담회에서 가산금리와 관련된 보다 직접적인 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원장은 지난달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가계·기업이 두 차례의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대출 금리 전달 경로, 가산금리 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들이 기준금리 하락분을 반영해야 할 시기"라고 짚었다.

 

나아가 상생금융에 대한 압박도 거세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최근 몇 년간 은행들이 호실적을 이어가자 '이자 장사'에 몰두한다는 비판이 커졌고, 이에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은 상생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은행권은 지난해 2조 원 규모의 상생금융 재원을 집행하고, 올해부터 3년간 매년 7000억 원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간담회가 이 원장의 임기 만료를 약 4개월 앞두고 열리는 만큼, 이 원장이 임기 후반까지 금융권의 고삐를 강하게 죄겠다는 의지가 묻어난다는 해석도 있다. 

 

이 원장은 오는 6월 2일 임기가 만료된다. 그는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은 넉달 임기 동안 가계부채 관리와 자본시장 건전성 확보 등 금융시스템 안정화에도 집중하겠다"며"그간 공직에서 25년 몸 담았는데 이제 민간(시장)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안에 대한 이 원장의 의견을 듣고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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