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임 1년 맞은 장정석 한은 경기본부장 “지역 경제에 실질적 도움되는 방안 마련할 것”

2025.03.06 06:00:00

"道 경제, 글로벌 경기 직접 영향…올해 부진 가능성 커"
금융 지원 효율화·연구역량 강화·지역사회 협력 강화

 

“한국은행 경기본부는 지난 1년 동안 지역 경제의 든든한 조언자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과 지원을 통해 기업과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장정석 한국은행 경기본부장은 지난달 26일 진행된 경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지역 경제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3월부터 한은 경기본부를 이끌고 있는 그는 오늘(6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 한 해 동안 한은 경기본부는 지역경제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중소기업 특별지원자금을 확대해 지역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을 덜어줬으며,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통해 지역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문제를 살피고 대안을 모색했다. 화폐전시실을 운영하며 지역 주민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한은 강원본부, 북경사무소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장 본부장은 경기지역 경제의 차별점으로 ‘다양성’을 꼽으며 대외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 구조를 지녔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자동차, 전자산업 등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산업이 밀집해 있어 경제적 파급력이 크다”며 “수출 비중이 높고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어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경기지역의 경제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수출 의존도가 높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불확실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12·3 계엄 사태 이후 위축된 경제심리도 아직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다. 

 

장 본부장도 “다소 우울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올해 경기도 경제는 지난해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한은 경기본부의 주요 정책방향으로 ▲금융 지원 효율화 ▲연구 역량 강화 ▲지역사회 협력 강화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지역경제가 글로벌 환경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연구와 정책적 대응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며 “금융중개지원대출(이하 금중대)을 확대·효율화해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연구 및 협력을 확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한도가 9880억 원 확대된 금중대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 본부장은 “금중대 한도 확대는 지역 기업들이 영업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지원책이 될 것”이라며 “이와 연계해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다음은 장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경기본부장으로서 취임 1년을 맞이한 소감을 전한다면.

 

부임 당시의 영광스러움은 경기본부 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에 대한 고마움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얻은 것에 대한 감사함으로 더욱 깊어졌다. 

 

한은 경기본부는 지난 1년간 지역 경제 모니터링, 금융 지원 확대, 경제교육 및 조사연구 강화에 집중하며, 지역경제의 든든한 조언자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했다.

 

중소기업 금융 지원 부문에서는 한시 특별지원자금을 약 2조 8000억 원 규모로 확대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기업들의 금융 접근성을 높였으며, 반도체 산업 경쟁력 분석·청년층 거주 환경과 외국인 인구 변화 연구·주택시장 리스크 연구 등을 수행하며 경기지역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면밀히 분석했다.

 

또 경제교육 확대 및 화폐전시실 운영 강화를 통해 도민과의 소통을 활성화하고, 경기도청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과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소통 확대를 통해 경기본부의 역할을 더욱 확장했다.

 

◇ 지난 1년간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우선은 경제주체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금리 부담과 체감경기 부진 속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이들의 금융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도록 했다. 또 도청 및 기초지자체와의 협력을 확대해 현장에서 필요한 정책적 지원을 논의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지역의 경제구조가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민감하다는 점도 어려웠다.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경기 변동성이 크고, 글로벌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지역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희는 금융기관 및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경기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적시에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자체 조사연구를 강화해 지역경제 변화에 대한 분석을 심층적으로 수행하고, 주요 산업 및 기업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면서 정책적 대안을 모색해 왔다. 앞으로도 지역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과 조사연구 활동을 효율화할 계획이다.

 

◇ 지난 1년간 경기도 지역 경제를 직접 경험했는데,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특징을 꼽는다면.

 

우선 경제 규모와 산업 구조의 다양성이 두드러진다. 반도체, 자동차, 전자산업 등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산업이 밀집해 있어 경제적 파급력이 크며, 국내외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잡고 있다. 

 

또 수출 비중이 높고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어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지역으로, 특히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무역 환경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 

 

수도권 과밀 억제 정책과 지방 분산 정책이 동시에 적용되는 지역이라는 점도 특징 중 하나다. 이러한 정책적 특성으로 인해 기업 유치, 산업 발전과 관련된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며, 정책적 고민을 많이 가지고 있다. 국내 최대 인구를 보유한 지역으로 내수 시장도 크다.


◇ 경기침체와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수출 비중이 높은 경기도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은 경기본부의 역할은 

 

앞서 언급된 대로 경기도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 둔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를 가져, 글로벌 공급망 변화나 무역 환경 악화가 경기지역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은 경기본부는 지역경제 연구 및 정책 분석을 강화하고,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도내 산업 구조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연구를 통해 글로벌 경기 변동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실효성있는 정책적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기업 현장 방문과 실태 조사를 강화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수출기업들이 직면한 주요 어려움인 금융 접근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금중대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경기도청, 무역협회 등 관련 유관기관과 함께 금융기관과도 협력해 수출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대한 정보 제공 기능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도내 경제지표가 지난해 말까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추이를 예상한다면. 

 

지표만으로 경기도 경제가 부진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말 예상치 못한 정치 불확실성 발생으로 체감경기가 악화됐다. 다소 우울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올해 경기도 경제는 반도체 수출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지난해보다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은 호조를 보이겠지만, 범용 반도체 수요 부진과 중국 업체의 거센 추격이 수출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또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보호무역 강화로 자동차 산업의 대미 수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내수 회복도 중요하지만,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경기 회복 속도는 더욱 더뎌질 수 있다. 경기본부는 이러한 경제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경기 흐름을 면밀히 분석해 나갈 계획이다.

 

◇ 이러한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은 경기본부는 어떤 정책방향을 제시할 생각인지

 

한은 경기본부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역 경제의 회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금융 지원 효율화, 연구 역량 강화, 지역사회 협력 강화라는 세 가지 주요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우선 금중대를 확대하고 효율화해 기업들이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기업들이 경기 변동성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 및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고, 산업구조 변화에 대한 분석을 강화할 예정이다. 신성장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고,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가 미래형 산업 생태계로 전환될 수 있는 연구과제를 발굴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해 경기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경기도청, 무역협회, 금융기관 등과 협력해 수출기업과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 교육 등 금융 이해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지역 경제가 글로벌 환경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연구와 정책적 대응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 금중대 한도가 최근 9880억 원 확대됐다. 해당 조치가 지역경제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설명한다면.

 

금중대 한도 확대는 도내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환경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말했던 것과 같이 경기지역이 높은 제조업과 수출산업 비중으로 글로벌 경기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가진 만큼 도내 기업들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영업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지원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은 경기본부는 이번 한도 확대와 연계해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 방향을 설정할 계획이며 금융기관뿐 아니라 도청과도 긴밀히 협력해 금중대 확대 효과가 지역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 경기도 지역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어떻게 지원할 계획인지.

 

경기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은 우수한 인재와 이를 활용하는 지식산업 생태계다. 경기도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대학과 연구기관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군이 밀집해 있어 첨단 제조업뿐만 아니라 AI, 바이오, 반도체 등 지식 기반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인재들이 경제 성장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산업 내 인재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스타트업과 기존 기업 간 협력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과 아이디어가 원활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연구기관과 기업 간 교류를 촉진하고, 신기술 기반 기업들이 연구개발(R&D)과 사업화를 원활히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또 경기도는 대기업, 중소기업, 연구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할 수 있는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가 원활하게 작동하면 기업 간 협업이 촉진되고, 지식과 기술의 융합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 우수한 인재들이 경기도에서 성장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지난 1년간 지역경제와 관련해 의미 있는 연구결과가 많았는데, 앞으로 중점적으로 다뤄보고 싶은 연구 분야나 계획이 있다면.

 

지난 1년 동안 경기본부는 경기도 산업과 경제구조 변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며, 반도체 설계(Fabless)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 청년층 정주여건 문제, 외국인 인구 변화와 노동시장 영향, 전세사고 등 주택시장 리스크 분석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또한, 기업 현장 조사 및 경제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해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했다.

 

앞으로 경기본부는 저출산·고령화, 베이비붐 세대 은퇴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디지털 전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사회·경제적 구조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을 찾는 연구에 주력할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발전 방안, 고령화 시대 속 경기도 특성에 적합한 노동정책 연구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또한, 연구성과를 더 많은 기관과 공유하고, 유관기관과 협력해 연구 세미나를 확대하며 정책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임 1주년을 맞이해 한은 경기본부의 정책 방향을 소개할 기회를 주신 경기신문 측에 깊이 감사드린다. 한은 경기본부는 앞으로도 경기도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특히,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과 지원을 통해 기업과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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