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넘게 이어진 의정갈등 끝에 인천지역 의과대학들이 다시 ‘미니 의대’로 돌아간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3058명으로 확정·발표했다.
지난해 5058명까지 늘어났던 의대 정원이 불과 1년 만에 2024학년도 수준인 3058명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는 전국 40개 의대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와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 건의를 수용한 결과다.
이로써 27년 만에 이뤄진 인하대·가천대의 ‘미니 의대’ 탈출은 물거품이 됐다.
앞서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따라 올해 인하대는 기존보다 71명 늘어난 120명, 가천대는 91명 늘어난 130명으로 입학 정원이 결정됐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인하대·가천대 입학 정원은 다시 49명과 40명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의대들은 이달 말까지 2026학년도 대학 모집 인원을 정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의대 증원이 원점으로 돌아온 만큼 정부와 의대들은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2027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전담하게 되는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서 다시 증원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업 거부를 이어오던 인하대·가천대 의대생 전원은 지난달 말 학교로 모두 복귀했다.
인하대·가천대 제적 대상자는 251명·184명으로, 모두 복학 신청을 마친 상황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인하대·가천대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녹화 방식으로도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의대생들에겐 원칙대로 유급 결정이 내려질 방침인데, 현재 이에 대한 세부 방침을 놓고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인하대는 출석 일수 4분의 1 이상 수업에 참여하지 않을 시, 가천대는 1학기 평균 학점 1.8점 미만 또는 전공과목 성적이 합격 기준에 미치지 못할 시 유급이다.
일단 가천대는 유급 시한이 도래하는 오는 21일부터 유급 대상자들에게 유급 통보를 내린다는 입장이다.
가천대 관계자는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의 유급 결정은 21일부터다”며 “내년도 의대 운영에 대해선 앞으로 논의 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