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청이 발표한 100대 생활업종 창업·생존율 통계에 따르면, 생활업종 창업자의 5년 생존율은 39.6퍼센트(%)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통신판매업, 분식점 등 일부 업종은 3년 이내 절반 이상이 폐업한 반면, 미용실, 펜션, 편의점 등은 비교적 높은 생존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진입 장벽이 낮은 업종일수록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며 신중한 창업 결정을 당부했다.
29일 국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100대 생활업종에 새로 창업한 사업자는 57만 8050명에 달했다. 전년도인 2022년 대비 소폭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소상공인 창업 수요가 다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창업자의 절반 이상은 5년을 버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차 생존율은 39.6%에 그쳤고, 3년차 생존율도 50%를 겨우 넘기는 수준에 불과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1년차에는 상당수 사업자가 생존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 심화, 수익성 악화 등의 요인으로 폐업하는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미용실, 펜션·게스트하우스, 편의점 등은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높았다. 미용실의 경우 1년차 생존율은 91.1%, 3년차 생존율은 73.4%로 나타났다. 펜션·게스트하우스는 1년차 90.8%, 3년차 73.1%를 기록했다. 편의점도 1년차 90.3%, 3년차 69.1%로 비교적 안정적인 생존 흐름을 보였다.
이러한 업종은 초기 투자비용이 높거나, 프랜차이즈 본사 또는 가맹 시스템을 통한 지원이 가능한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시장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통신판매업은 2023년에만 21만 1275건의 신규 창업이 몰리며 단일 업종 기준 가장 많은 창업자 수를 기록했지만, 생존율은 저조했다. 3년차 생존율은 45.7퍼센트에 그쳤으며, 5년차까지 버티는 비율은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식점도 3년 생존율이 46.6%로 나타나 절반 이상이 3년을 넘기지 못했다. 커피음료점도 3년차 생존율이 53.2%에 머무르며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특히 통신판매업은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해 진입장벽이 낮은 대신, 경쟁 과열과 온라인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의 구조적 문제가 생존을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밀착형 업종 가운데서도 시장 포화도가 높은 업종은 단순한 창업 열기만으로는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소비 수요만 있으면 일정 수준의 매출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차별화된 경쟁력이나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생활업종은 국민 생활과 밀접해 창업 진입이 쉬운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며 "업종별 생존율, 투자비용, 시장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창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