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결혼식' 빙자한 스미싱 사기…수사당국 대처는 미흡

2025.05.06 14:35:22 7면

'결혼식 축복해달라' 링크 달린 스미싱 문자에 피해
구속 인원 적어 수법 발전…범죄단체조직죄 적용해야

 

5월 가정의 달을 맞은 가운데 최근 결혼식 등 가족간 행사를 미끼로 '스미싱 사기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매년 스미싱 범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정작 이에 대한 수사당국의 대처는 미흡해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경기도에 거주하는 시민 A씨는 문자 메시지의 링크를 클릭했다가 자신의 연락처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결혼식을 사칭한 스미싱 범죄 문자가 보내지는 일을 당했다. 그는 "저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로 '결혼식에 참석해 축복해달라'는 문자가 보내진 사실을 알고 급하게 수습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호소했다.

 

이어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사기 범죄가 이뤄져 눈뜨고 코 베이는 실정이다"며 "5월에는 결혼식들이 몰리는 만큼 이와 같은 가족 행사를 빙자한 사기가 또 벌어질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수사당국의 미흡한 사후대처로 스미싱 범죄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총책 등 핵심 인물 일부를 제외하곤 구속되는 경우가 적다보니 이들이 다시 범행을 저지르면서 범죄 수법이 진화하게 됐다는 것이다. 가령 검찰 등 수사당국 혹은 광고를 사칭하는 기존 스미싱 범죄는 결혼식 등 가족행사를 빙자해 쉽게 속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실제 지난해 9월 베트남에 사무실을 차리고 국내로 가짜 모바일 청첩장·부고장 등을 뿌려 약 100억 원을 챙긴 조직원 총 86명이 사기 혐의로 검거됐지만 구속된 인원은 단 9명에 불과했다.

 

이러는 사이 스미싱 범죄 피해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휘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207건, 4억 원에서, 2020년 822건, 11억 원, 2021년 1336건, 50억 원, 2022년 799건, 41억 원, 2023년 1673건, 144억 원이다.

 

전문가들은 스미싱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선 범죄단체조직죄 등 혐의를 적용해 조직을 근절하는 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홍성준 약탈경제반대행동 대표는 "스미싱 범죄 등 사기를 저지른 조직은 대부분 사기 혐의로 검거되며, 핵심 인물을 제외하곤 구속되지 않는다. 결국 풀려난 중간 간부급들은 새로운 사기 범행을 저지르는 구조"라며 "총책과 조직원 모두 강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범죄단체조직죄 혐의를 적용하는 등 수사당국의 대처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박진석 기자 kgsociet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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