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이 서울 여의도 면적의 미니 신도시급 도시개발을 진행하면서 최근 ‘자금 유동성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 4월 24일 금융 대출을 장담했던 조합의 예상과 달리 사실상 대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내년 초 6000여 가구 입주 계획마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합은 그동안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해 ‘평택 화양지구 미분양’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조합은 지난 1월부터 기반시설공사마저 중단되자 악재가 겹쳤다며 사업 위기설까지 직면한 상태다.
실제로 평택 화양지구 내 도로 및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공사(컨소시엄 DL건설 60%, DL이앤씨 20%, 동광건설 20%)를 하고 있던 DL건설이 323억 원의 공사비가 미지급됐다며 현재 공사를 중단했다.
지난 4월 금융 대출을 통해 공사비를 정산하려고 했던 조합 측은 “당시 금융기관과 조건이 맞지 않아 대출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하지만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조합은 지난 5월 12일 A증권과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합 측은 오는 6월 중순 금융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향후 자금 유동성 확보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조합이 체결했다던 ‘대출 계약’은 A증권 확인 결과, ‘금융자문계약’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오는 6월 금융 대출이 이뤄질 수 있을지 아직은 불확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A증권 한 관계자는 “지난 12일 평택 화양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과 금융자문계약을 체결한 것이지 대출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조합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6월 대출이 결정 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금융자문계약이 대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금융 전문가들은 “금융자문계약과 대출은 엄연히 다르지만, 자문 계약 후 대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대출은 고객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이라면, 금융 자문은 고객의 재정 상태를 분석해 다양한 금융 분야에 대해 조언하는 서비스일 뿐”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조합의 자금 유동성 확보와 별개로 기반시설공사를 맡은 DL건설의 경영 위기설까지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어 평택 화양지구 입주 예정자들은 자칫 ‘물 안 나오는, 전기 안 들어오는 유령도시’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DL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공사 미수금이 19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신동아건설이 올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신동아건설은 미수금이 719억 원에서 2146억 원으로 폭증하는 등 현재 DL건설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평택 화양지구 수분양자들은 입주일이 지연되거나, 아파트 입주 후 일상생활 불편 등을 우려해 조합은 물론 평택시까지 끊임없이 문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해 화양지구에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8월 ‘휴먼빌 퍼스트시티(1468가구)’가 가장 빠르며, 그 뒤를 이어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1063가구)’,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916가구)’, ‘포레나 평택화양(995가구)’ 등이다.
[ 경기신문 = 박희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