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생중계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가족의 과거 인터넷 대화를 여과 없이 언급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며 ‘즉각 사퇴’ 요구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27일 전국에 생중계로 진행되던 제21대 대선 후보자 3차 토론회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어떤 사람이 여성에 대해 얘기할 때 ‘여성의 성기나 이런 곳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면 이것은 여성 혐오에 해당하는가”라고 물었다.
이는 이재명 후보를 에둘러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는데, 마지막 후보자 토론회인데다 ‘정치 개혁과 개헌’ 주제 토론이었던 만큼 이준석 후보의 발언은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신민기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즉각 서면 브리핑을 내고 “이 후보가 청소년과 여성, 모든 국민이 보는 TV 토론에서 도저히 입에 담지 못할 말을 꺼냈다”고 규탄했다.
신 부대변인은 “대비하거나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폭력의 선정적 재현을 고스란히 듣도록 만든 것 자체가 끔찍한 폭력”이라며 이준석 후보가 언어폭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로지 다른 후보를 비난하기 위해 그런 말을 공중파에서 입에 올렸다는 데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가장 저열한 형태의 혐오정치를 일삼은 이준석 후보는 즉시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한국여성의전화도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이준석 후보는 당장 사퇴하라”며 “왜 유권자가 대선 토론을 보다 이따위 표현을 마주해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선 후보로 시민 앞에 선 자리에서, 여성 시민에 대한 폭력과 비하의 표현을 그대로 재확산한 작태는 결코 용인될 수 없다”며 “이준석 후보는 그 누구도 대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혁신당 측은 이준석 후보를 향해 언어폭력 등의 비판이 나오는 것을 두고 “어이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며 논란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서진석 개혁신당 선대위 부대변인은 “이미 무혐의로 밝혀진 이준석 후보의 혐의에 대해서는 온갖 상스러운 표현을 아끼지 않으시던 분들이 이제와 젓가락 발언을 놓고 폭력적이라 하시니 어이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서 부대변인은 토론회 종료 약 1시간 뒤에 SNS에 이같이 밝히며 “당신들 논리대로라면 성폭력 사건 현장검증이나 법정에서의 관련 증언도 폭력적이라고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학교에서 찢니 쑤시니 떠들어도 ‘대통령도 하는데 우리라고 왜 못 하냐’고 항변하면 할 말 있겠냐”며 “당신들이 비난해야 할 것은 이재명 부자의 파탄난 도덕성이지 그걸 지적하는 젓가락, 아니 손가락이 아니다”라며 이준석 후보를 옹호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