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주상복합 아파트 방화

2005.03.31 00:00:00

40대 용의자, 교회 헌신하는 아내에 불만품고 불질러
아파트 200여 주민 긴급대피

대형 아파트에 살던 40대가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자칫 대형참사를 부를 뻔 했다.
31일 오후 4시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L주상복합아파트 1203호에 사는 위모(41)씨가 술에 취해 자신의 집 거실에 휘발유를 뿌린 뒤 라이터로 붙인 불이 번져 50여평 아파트 내부를 모두 태우고 10여분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신고출동한 경찰의 신속한 조치로 아파트 주민 200여명이 긴급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위씨를 긴급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위씨는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부인과 종교문제로 다툰 뒤 술에 만취, 인근 주유소에서 1.5ℓ 페트병에 휘발유를 구입해 집으로 돌아온뒤 자신의 몸과 거실에 휘발유를 뿌리고 부인에게 "불을 붙여 자살하겠다"고 위협한 후 딸(24)이 경찰에 신고하러 나간 사이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위씨는 경찰에서 "아내가 나 보다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것 같아 화가 났지만 불을 지를 생각은 없었다"며 "담배를 피우기 위해 라이터를 켰는데 갑자기 불이 붙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불이 난 건물은 화재 당시 비상벨과 방송시스템 고장으로 주민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은 "주민들에게 알릴 방법이 없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대피를 시켰다"며 "일부 주민들은 소방차 사이렌 소리를 듣고 뒤늦게 몸을 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갑천기자 cgapc@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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