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성 삼성로지텍 대표 "고객 가치 신뢰"…배송 사고 책임은 '고객 몫?'

2025.06.12 16:54:40

삼성전자 브랜드 믿고 구매했지만 협력사 전가

 

삼성전자의 물류 자회사인 삼성로지텍이 배송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며, 피해를 소비자에게 전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배송기사 간 다툼으로 신축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파손됐지만, 로지텍 측은 “손해사정사를 선임하라”며 사실상 법적 절차를 소비자에게 떠넘겼다는 지적이다.

 

사고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용인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를 통해 고급형 냉장고를 구매한 소비자의 집으로 제품을 배송 후 현장에 있던 배송기사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고, 결국 폭행으로 번지면서 아파트 공용 엘리베이터 문이 심하게 파손됐다. 사고로 인해 해당 층 주민들은 약 한 달간 엘리베이터를 정상적으로 이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사고 이후의 대응 과정에서 불거졌다. 아파트 입주민들과 소비자는 삼성로지텍 측에 사고 복구와 피해 보상을 요청했으나, 로지텍은 “협력업체에서 엘리베이터 수리가 끝났다"며 "보상은 아파트가 손해사정사를 선임해 직접 청구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책임의 출발점은 명확했지만, 결과적으로 책임은 소비자와 입주민이 떠안는 구조가 된 것이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공식 매장에서 고가의 제품을 구매했는데, 사고가 발생하자 삼성은 뒤로 빠지고 자회사는 책임을 외면했다”며 “결국 소비자에게 남는 건 고장 난 엘리베이터와 무책임뿐”이라고 토로했다.

 

삼성로지텍은 자사 홈페이지와 CEO 메시지를 통해 ‘고객의 가치를 신뢰하는 디지털 물류 전문기업’을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 대응은 이러한 기업 메시지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백한 과실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책임 있는 조치 없이 피해자에게 처리 절차를 떠넘긴 대응은 소비자 신뢰를 흔들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소비자 과실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삼성로지텍 측이 책임 주체를 협력업체로 한정 지으며 빠져나가려는 태도는 대기업 유통·물류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낸 사례라는 분석도 있다.

 

소비자는 삼성전자 제품을 공식 채널에서 구매하며 배송과 설치까지 ‘삼성의 품질’로 보장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의 당사자에서 삼성은 빠져 있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공식 채널에서 고가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제품뿐 아니라 설치·배송·사후관리까지 삼성의 신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와 같은 대응은 브랜드 이미지에 중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박진석 기자 a94013283@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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