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적 힐링으로 위로받았어요.” 부드러운 선율이 울려 퍼지자, 객석에 앉은 중소기업인들의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바쁜 일상과 경제적 고단함 속에 지친 이들에게 문화는 말 없는 위로였다.
지난 3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Lovely Concert 중소기업사랑나눔콘서트’ 경기권 공연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이 공동 주최한 이번 콘서트는 코로나19 이후 지역 주민과 중소기업인을 위한 첫 대규모 문화 행사로, 약 120분 동안 감동과 위로를 선사했다.
이번 무대에는 윤승업 지휘자가 이끄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테너 김재형, 바리톤 길병민, 소프라노 박성희·김순영, 재즈 보컬 고아라, 쇼콰이어 그룹 ‘하모나이즈’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했다. 단순한 공연이 아닌, 문화적 치유와 공감의 무대였다.
1부 무대는 미국의 올드 팝 ‘Welcome to My World’로 조용히 문을 열었다. 이어진 클래식과 뮤지컬, 팝페라 무대는 관객들의 긴장을 풀어주며 공연장을 따뜻한 감성으로 채웠다. 팬텀싱어 출신 바리톤 길병민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석에서는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1부의 피날레는 세계합창올림픽 4관왕에 빛나는 ‘하모나이즈’가 장식했다. 쇼콰이어 특유의 밝고 경쾌한 퍼포먼스에 객석은 자연스럽게 손뼉을 치며 호응했고, 조용하던 공연장은 축제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2부는 분위기를 바꿔 깊은 울림을 전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메인 테마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대형 스크린에는 대한민국 산업화와 수출 강국으로의 도약을 담은 영상이 함께 상영됐다. 과거의 어려움을 이겨낸 중소기업인들의 자부심과 감정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관객으로 참여한 한 중년 여성은 “부모님 세대의 고생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며 “문화는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공연의 마지막은 전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성대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관객들도 기립해 함께 노래를 따라부르며 공연장을 하나로 만들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지난해 수원에 이어 올해 성남에서도 공연을 열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전국의 중소기업인들과 주민들에게 문화로 보답하는 자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사랑나눔콘서트’는 2019년 시작돼 전국을 돌며 열리고 있으며, 올해는 성남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부산 벡스코, 11월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