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남양주시 생태하천과에 묻는다

2025.07.11 06:00:00 9면

 

남양주시 생태하천과에 취재를 위해 자료를 요청하며 느낀 것은 ‘아직도 행정을 이렇게 하는 곳이 있구나’이었다.

 

기자는 전임 시장때 남양주시에서 수백억 원을 들여 수락산 자락에 문화공원을 조성하고, 도서관까지 건립할 계획인 것이 대해 시와 시의회, 주민 등을 취재해 비판적인 여론을 전했다.

 

이후 진행 상황을 챙기지 못했다가 최근에야 305억 원 사업비의 문화공원은 준공됐고, 203억 원 투입 예정이던 도서관 건립은 취소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당시에 비판적인 여론을 보도했던 기자로서는 도서관 건립이 취소된 것을 뒤늦게 알았지만, 후속 보도를 해야 된다고 판단했다.

 

이에,남양주시 담당 부서인 생태하천과에 취재 이유 등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도서관 건립 계획에서부터 취소 때까지 상세한 진행 상황과 사업비 등을 요청했다.

 

며칠이 지난 후 또다시 전화와 다른 경로를 통해 요청하고 방문도 했다. 그런데도 “몇 년 전 서류여서 찾는데 시간이 걸리고 검토도 해야 된다”며 시간을 끌었다.

 

보름 가량이 지나서야 '청학 아트라이브러리 조성사업'이란 제목의 A4용지 1장이 메일로 달랑 왔다.

 

이미 공개된 내용인데 무슨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인지 고작 A4용지 1장짜리 보내기를 보름이나 끌었다.

 

그것도 요청한 내용보다는 너무나 형식적으로 보내왔다. 기가차서 추가로 요청했더니 '보상비 약 64억원'이란 단어만 더 보태서 다시 보내왔다.

 

생태하천과를 통해서는 더 이상 취재가 될 수 없다고 판단돼, 정보공개를 청구한 후 14일 만에, 과에 요청한 날부터 따지면 한 달이 지나서야 애초 요청한 자료를 받아 볼 수 있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해당 부서의 일 처리 과정에 의구심이 들었다.

 

담당 부서에서 말귀를 못 알아 듣는 것인지, 아니면 골탕먹이겠다는 것인지 어이가 없었다. “잘못 익힌 늘공의 바르지 않은 행태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출입 기자가 수차례 요청했는데도 이렇게 대하는데 일반 민원인에게는 어떻게 대할까 싶었다.

 

오죽하면 같은 조직에 있는 동료들도 생태하천과의 이같은 행태에 “속이 터진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이미 시가 불과 몇 년 전에 공개적으로 추진해 왔던 사업인데도 ‘이렇게 공개하기를 꺼리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자료는 부실하게 주면서 시간까지 끄는 것은 누구 의중인지도 궁금해졌다.

 

자신들의 홍보자료는 언론사에 보내면서 언론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사항에는 이같이 비협조적인 것은 무슨 행태인가?

 

경험으로 보면 업무에 자신이 있고, 떳떳한 늘공들은 기자의 취재에 항상 우호적으로 협조해 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시민 혈세로 보상비 64억 원이 지출된 도서관 부지는 아직껏 공지로 남아 있다. 어떻게 활용하는지 눈 여겨 볼 것이다.

 

계획 당시 L모 시의원의 “도서관 예정부지 앞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는 완전 특혜”라는 지적이 있었듯이, 무엇을 조성하던 이같은 우려에서도 벗어나야 할 것이다. 특정업소나 외지인 편의 보다 남양주시민이 우선이다.

 

도서관 건립 계획이 취소된지 2년이 됐다. 혈세 64억 원이 2년간 묶여 있는 셈인데 생태하천과에서는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 경기신문 = 이화우 기자 ]

이화우 기자 lh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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