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의 여름밤, 영화인과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가 11일 오후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성대한 폐막식을 치렀다.
이날 폐막식 사회는 ‘칸 판타스틱7’에 선정된 <시스터후드>의 배우 김주령이 맡아, 특유의 차분함과 재치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무대에 오른 신철 집행위원장은 “BIFAN은 영화인을 지원하고, 미래의 영화인을 키우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며 “영화산업은 변하지만, 이제 남은 건 상상력의 경쟁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폭염 속에서도 영화제를 빛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내년 30주년을 향해 다시 달리겠다”며 관객과 스태프, 자원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올해 국제경쟁 부문 ‘부천 초이스: 장편’ 작품상은 노르웨이·스웨덴·폴란드·덴마크가 힘을 합친 <어글리 시스터>(감독 에밀리 블리치펠트)가 차지했다. 심사위원단은 “신데렐라 이야기 속에 바디 호러를 녹여낸 파격이 돋보였다. 외모가 곧 계급이 되는 사회를 날카롭게 풍자했다”고 평했다. <어글리 시스터>는 관객상까지 거머쥐며 2관왕에 올랐다.
감독상은 벨기에·룩셈부르크·이탈리아·프랑스 합작 <리플렉션>(감독 브루노 포르자니, 엘렌 카테)이 받았다. “1960~70년대 유로스파이 장르의 레트로 감성, 강렬한 색채와 연출이 인상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미국·호주 합작 <투게더>(감독 마이클 섕크스)가 수상했다. “수퍼내추럴 바디 호러에 로맨틱 코미디를 결합한 신선함, 고어와 유쾌함의 절묘한 균형”이 관객과 심사위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국내경쟁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작품상은 김민하 감독의 <교생실습>이 차지했다. 심사위원들은 “가볍고 오락적인 표면 아래 숨은 영화의 힘을 놓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독상은 <광장>(감독 김보솔), 배우상은 <교생실습>의 한선화와 <미망교실>의 권용근이 각각 수상했다. 특별언급은 <이반리 장만옥>의 양말복 배우에게 돌아갔다.
관객상은 <이반리 장만옥>(감독 이유진)이, ‘NH농협배급지원상’과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은 <미망교실>(감독 서은영)이 각각 수상하였다.
이밖에도 ‘멜리에스국제영화제연맹(MIFF) 아시아 영화상’은 <아이 킬 유>(감독 유하), ‘넷팩상’은 일본 <영 앤 파인>(감독 코미나미 토시야), ‘저 세상 패밀리상’은 뉴질랜드 <밀드레드의 환상 여정>(감독 앤트 팀슨)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조용익, 장미희 조직위원장의 폐막 선언과 함께, 영화제의 열기는 한여름 밤 부천 거리에 오래도록 남았다. 제29회 BIFAN은 오는 13일까지 부천시 곳곳에서 관객들과 함께한다.
[ 경기신문 = 반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