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특집 上, 살리는 사람들] 폭염과 폭우 속…소방 경찰 복지현장 분투

2025.07.28 06:00:28 1면

실종자 수색부터 치안 유지까지…재난 현장 누비는 공공 인력
기록적 재해 속에도 “얼마나 더운가보다 누가 위험한가가 먼저”

 

극심한 폭우와 이어지는 폭염 속에서도 시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공공 인력의 분투가 계속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관은 수색과 화재 현장을, 복지 공무원은 사각지대를 돌며 실질적인 보호 활동에 나서고 있다.

 

27일 전국을 강타한 폭우는 그쳤지만 가평군 조종면 일대에서는 실종자 수색 작업이 이어졌다. 당시 캠핑장을 찾았던 일가족과 덕현리 강변에서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되는 주민 총 2명이 발견되지 않아 경찰과 소방당국은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현장은 악조건이 겹쳐 있다. 수색 초기 비는 그쳤지만 빠른 유속과 산사태로 인한 토사로 접근조차 어려운 상황었다. 현재는 40도를 육박하는 폭염 속에 수색 작업이 어려워지면서 당국의 피로감도 누적되고 있다. 구조 인력은 800여 명 규모로 편성됐으며, 경찰과 소방당국, 군의 탐지견 및 드론, 구조 장비 등 가용 자원이 총동원됐다.

 

현장에 투입된 경찰 관계자는 “토사물과 유속으로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실종자 모두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폭우 피해 현장뿐 아니라 폭염 속에서의 대응도 긴박하다. 35도를 넘는 기온에 열기가 바닥에서 올라오는 상황에서도 소방관들은 방화복과 공기호흡기를 착용한 채 화재 진압에 나선다. 호스를 쥐고 불길을 잡는 한 소방관은 “더위에 주저앉을 시간에 불씨 하나라도 더 꺼야 한다”고 말했다.

 

구급대원들의 여름도 숨 가쁘게 이어진다. 병원 이송을 마치기도 전에 다음 신고가 울리며, 들것을 밀며 이동하는 짧은 시간 동안에도 땀은 얼굴을 덮고 마스크 속은 뜨거운 숨으로 가득 찬다.

 

한 구급대원은 “우리는 누군가의 가장 절박한 순간을 책임지는 직업”이라고 전했다.

 

치안 현장도 폭염에 긴장 상태다. 수원 인계동 일대 등 번화가에서는 음주 시비나 취객 민원이 잇따른다. 순찰을 도는 경찰은 “폭염이 길어질수록 사소한 말다툼이 폭력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아 시민 감정 조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쓰러진 취객을 확인하고 온열질환이 의심될 경우 구급대와 즉시 협조하는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햇볕을 피할 그늘조차 없는 쪽방촌에서는 복지 공무원들의 방문이 반복된다. 수원시 행궁동행정복지센터는 폭염 대비를 위해 쪽방촌 20여 가구를 돌며 창문 단열 상태와 냉방기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최근 폭염 예방 물품을 전달한 이창수 복지팀장은 “더위가 길어지고 있지만 어르신들은 걱정할까 봐 오히려 웃으며 맞아주신다”고 말했다. 복지 인력은 밤에도 다시 현장을 찾는다.

 

“낮보다 밤이 더 위험할 수 있어요, 전화를 받지 않는 어르신이 있으면 무조건 확인하러 갑니다”

 

극한의 날씨 속에서도 소방관과 경찰, 복지 인력 등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말했다.


“얼마나 더운지가 아니라, 누가 위험한지가 먼저입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박진석 기자 kgsociet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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