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재로 인해 흉물로 여겨지던 남동구 논현동 그랜드팰리스 호텔이 철거된다.
이곳에는 지난 2023년 12월 17일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불길이 치솟던 기계식 주차타워는 화재가 진압된 뒤 앙상한 뼈대만을 드러냈고, 호텔 외벽에는 불길이 검게 그을린 흔적이 남았다.
또 건물 내에서 투숙하던 50여 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후 건물 내부 조사에서 호텔 불법 용도변경 사실 등이 확인돼, 구가 ‘건축법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일부 오피스텔 소유주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준공 당시 2~6층은 65실의 오피스텔로, 7~18층은 150실의 호텔로 구의 사용승인을 받았지만 본래의 용도와 다르게 65실 대부분이 호텔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경찰에 고발당한 오피스텔 소유주들끼리의 의견 마찰, 늦어지는 화재 피해 등으로 건물에 대한 조치가 늦어지며 이곳을 오고 가던 사람들의 수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인근 건물을 관리하는 A씨는 “아무래도 보기 흉측하다”며 “불이 난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이 의아하다. 몇 년 전과 비교했을 때 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화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폐허가 된지 1년 반, 이곳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17일 호텔 그랜드펠리스 소유주들이 해체 허가 신청서를 구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구는 해당 안건에 대해 심의를 진행, 지난 7일 심의 의결 결정을 소유주 측에 전달했다.
이후 소유주들은 절차에 따라 '건물 생애이력 관리시스템'에 해체 계획서를 기재했다.
다만 구가 지난 11일 미비한 부분에 대한 보완을 요청해, 현재 해체 계획서를 수정 중에 있다.
구 관계자는 “지난달 17일 소유주들로부터 해체 신청이 들어왔다”며 “심의위원회에서 검토해 해당 안건을 최종 의결했고, 다만 건물 생애이력 관리시스템에 기재한 내용 중 일부를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소유주 측에 이를 전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현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