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1만 320원 확정…월급으론 215만 6880원

2025.08.05 13:32:16

2008년 이후 첫 노사정 합의
자영업자 “인건비 부담 커져”

 

2026년부터 적용될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320원으로 확정됐다. 월 환산액은 215만 6880원(주 40시간 기준)이며, 내년 1월 1일부터 업종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 일괄 적용된다.

 

고용노동부는 5일 “2026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9%(290원) 인상한 시간당 1만 320원으로 고시했다”고 밝혔다. 올해 인상률 2.9%는 역대 정부 첫 해 기준으로는 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김대중 정부(2.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번 결정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노사정(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합의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용부는 지난달 18일부터 28일까지 이의제기 기간을 운영했으나 별다른 이의는 접수되지 않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결정된 최저임금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최저임금 제도가 시대 흐름과 현장의 현실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경영계 “물가보다 5.8배 오른 최저임금…누적 부담 심각”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률 자체보다도 지난 20여 년간의 누적 인상 폭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01년 대비 2024년 최저임금은 무려 428.7% 인상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3.7%, 명목임금은 166.6%에 그쳤다.

 

최근 10년간(2014~2024년) 기준으로도 최저임금은 89.3% 인상, 이는 물가 상승률(21.2%)의 4.2배, 명목임금 상승률(38.3%)의 2.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경총 관계자는 “경제성장률과 노동생산성,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현 최저임금 수준은 과도하다”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고용 유지 능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자영업자 10명 중 7명 “순이익 감소”…인건비 부담 2위

 

실제로 자영업자의 경영 환경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들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1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72%는 순이익이 줄었다고 답했다. 올해도 62.2%가 순이익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꼽은 가장 큰 부담 요인은 원자재비(22.2%), 그 다음이 인건비(21.2%)였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물가도 오른 데다 최저임금까지 계속 오르니 사람을 쓰기 힘들다”며 “결국 가족들이 돌아가며 일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 최저임금 인상, 복지 재정도 압박

 

최저임금은 단순한 임금 기준에 그치지 않는다. 실업급여, 육아휴직급여, 고용촉진장려금 등 26개 법령 48개 제도가 최저임금과 연동돼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최저임금 인상은 정부의 복지 재정 부담도 함께 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 같은 유연한 방식이 필요하다”면서 “노사 간 사회적 대화를 통한 지속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오다경 기자 moo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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