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난 인천은 여전히 덥다. 하지만 불쾌하지만은 않다. 중구 월미도에서는 영종 하늘도시가 닿을 듯 하고 인천시청 옥상에서 저 멀리 송도국제도시의 빌딩이 훤히 보인다. 12일 회색 도시 인천의 대기 질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인천에서 자가용 10만대가 빠져나갔다. 그 덕에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의 농도가 평소(1~6월) 보다 낮았다.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인천에 등록한 자동차 수는 175만 6316대, 이중 자가용 147만 7809대에 달한다.
이 중 10만대 가량이 이번 휴가철(8월 1일~8월 12일) 인천을 떠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 인천 지역 대기오염물질 농도는 크게 낮아졌다.
특히 자동차가 많이 오가는 청라, 주안, 부평 등 지역에서 이 같은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1~6월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청라 45㎍/㎥, 주안 39㎍/㎥, ·부평 38㎍/㎥이었지만 이번 휴가철 평균 농도는 23㎍/㎥(51%), 31㎍/㎥(79%), 32㎍/㎥(84%)로 낮았다.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등의 농도도 크게 개선됐다.
청라의 이산화질소 농도는 1~6월 0.0228ppm에서 휴가철 0.0146ppm로 64% 수준으로 낮았다.
1~6월 평균 농도가 0.0207ppm이었던 주안도 휴가철 0.0125ppm로 낮게 조사됐다.
부평도 1~6월 0.0206ppm에서 휴가철 0.0123ppm로 개선됐다.
자동차 엔진과 같은 내연기관에서 불안전 연소돼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아황산가스 농도도 마찬가지였다.
청라의 경우 1~6월 일산화탄소·아황산가스 평균 농도는 0.49ppm·0.0030ppm였지만 휴가철에는 0.45ppm·0.0027ppm으로 나타났다.
주안의 휴가철 일산화탄소·아황산가스 농도도 0.37ppm·0.0029ppm(1~6월 평균 농도의 78%·93%) 수준으로 측정됐다.
인천은 발전소, 항만, 정유공장 등 대규모 대기오염물질 배출 시설이 즐비하다. 기간산업 시설인 탓에 대기오염물질을 줄이기는 한계가 있다.
자동차에서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이라도 줄이고, 근본적으로는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를 늘려야 하는 이유다.
시 관계자는 “운행차 저공해 조치, 5등급 차량 운행제한, 조기 폐차 등 차량 공해 저감을 위한 각종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자 확대를 위해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기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