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기업 제노큐어바이오테크놀로지(이하 제노큐어)가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강자 아심켐(Asymchem)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재조합 PDRN(rPDRN)의 산업화에 성공했다. 업계는 이번 성과가 천연물 기반 PDRN 생산 체계를 전면적으로 대체하며, 글로벌 핵산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제노큐어에 따르면 연어 정소 DNA는 낮은 면역원성과 높은 정제율 덕분에 오랫동안 핵산 치료제의 주요 원료로 활용돼왔다. 그러나 ▲무작위 서열 ▲동물 유래 원료 ▲배치별 품질 변동 ▲지속 가능성 문제 등은 상용화 과정에서 주요 걸림돌이었다.
제노큐어는 이러한 한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연어의 특정 기능성 유전자 서열을 플라스미드에 100% 클로닝한 뒤 대장균 발효 시스템에서 발현시키고, 네 단계의 고난도 정제 과정을 거쳐 초고순도의 재조합 PDRN 생산에 성공한 것이다.
이번에 확보된 rPDRN은 기존 천연 PDRN과 달리 ▲정밀 설계된 치료용 서열 ▲분자량·구조의 일관성 ▲비(非)동물성 원료 ▲확장 가능한 발효 기반 생산이라는 네 가지 혁신을 담고 있다. 특히 치료 목적에 맞게 설계된 맞춤형 핵산 약물이라는 점에서, 단순 추출물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플랫폼 기술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rPDRN은 기존 천연 PDRN 대비 치료 효율이 수백~수천 배 이상 높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아심켐은 업계 최고 수준의 발효·정제 플랫폼을 제공해 대량 생산 기반을 안정화했다. 아심켐 CSBT 기술팀은 유전자 합성과 균주 구축을 신속히 완료했으며, 고순도 단일 분자량 DNA 확보에도 성공했다.
제노큐어는 지난 4월 중국 톈진 빈하이 신구와 전략 협약을 맺고 현지 법인 ‘톈진제노큐어바이오테크놀로지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아심켐이 생산 인프라를 뒷받침하면서 중국 시장 공략도 본격화됐다. 업계는 “빠르면 9월부터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제노큐어 rPDRN은 ▲면역 조절·항염 ▲신경 재생 ▲정형외과·허혈성 질환 ▲피부·미용 ▲의료기기·기능성 식품 등 5대 핵심 시장을 겨냥한다. 특히 미용·피부 재생 분야에서 조기 매출화가 가능하며, 면역·신경 분야 확장은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정밀 설계·발효 기반 생산·GMP 표준화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열 것”이라며 “제노큐어는 사실상 복제가 불가능한 독점 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노큐어 관계자는 “연어 DNA의 비밀을 해독해 임상적·산업적 완전 체계를 구축했다”며 “면역 치료, 신경 질환, 재생 의학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는 단순한 신약 개발을 넘어, 핵산 치료제 산업의 표준화를 여는 출발점”이라며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 판도를 주도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