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장, ‘국민평형’ 자리 바뀌나…59㎡ 청약 열기 거세

2025.09.09 14:34:19 5면

청약 경쟁률 격차 6배… 수도권서 소형 선호 뚜렷
분양가 치솟자 초기 부담 적은 59㎡로 수요 쏠려
건설사, 소형 평형에 드레스룸·4Bay로 상품성 강화

 

민간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전용 59㎡ 소형 평형의 강세가 뚜렷하다. 공급 비중은 10% 남짓에 불과하지만, 청약 경쟁률은 전통적 ‘국민평형’인 84㎡보다 세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격차가 다섯 배 이상 벌어지며 소형 선호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8월 25일 모집공고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 전용 59㎡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9.2대 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84㎡는 5.5대 1에 그쳤다.


수도권은 격차가 더욱 컸다. 59㎡가 28.3대 1로 치솟은 반면, 84㎡는 4.8대 1에 머물러 경쟁률 차이가 5.8배까지 벌어졌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2020년 전국 1순위 평균 경쟁률은 84㎡가 31.1대 1로, 59㎡(12.7대 1)를 크게 앞질렀다.

 

소형 평형이 역전에 성공한 시점은 2022년이다. 당시 59㎡ 경쟁률은 9.0대 1로 84㎡(5.9대 1)를 넘어섰다. 이후 격차는 점차 확대돼 지난해에는 59㎡ 27.2대 1, 84㎡ 10.3대 1로 2.6배 차이가 났고, 올해는 전국 기준 3.5배, 수도권 기준 5.8배까지 벌어졌다.

 

공급량 역시 소형에 불리하다. 수도권 59㎡ 공급은 2020년 7월까지 8934세대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 3319세대로 약 40% 줄었다. 반면 84㎡는 같은 기간 1만 5930세대에서 1만 2628세대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공급이 줄었지만 수요는 여전히 탄탄해 경쟁률 격차가 오히려 확대되는 구조다.


소형 강세의 배경에는 치솟은 분양가가 자리 잡고 있다.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1㎡당 평균 분양가는 2007만 원으로 처음 2000만 원을 넘어섰다. 이를 전용 84㎡로 환산하면 16억 8000만 원에 육박한다.

 

같은 단지에서도 가격 차이는 수억 원에 달한다. 래미안 원페를라에서는 59㎡와 84㎡ 사이 분양가 차이가 6억 원대 중반이었고, 디에이치 아델스타는 7억 원 가까이 났다. 대출 규제와 고금리로 초기 자금 부담이 큰 중대형보다는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소형에 수요가 몰리는 이유다.


수요 확대에 맞춰 건설사들도 59㎡에 드레스룸, 팬트리 등 특화 공간을 도입하고 일부 단지에서는 4Bay 구조를 적용하며 상품성을 강화하고 있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과거 국민평형은 84㎡였지만 최근 4년간 청약 데이터를 보면 무게중심이 59㎡로 확실히 이동했다”며 “공급 부족, 자금 부담, 상품성 강화가 맞물리며 소형 평형이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오다경 기자 omotaa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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