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서학개미들은 'AI 관련주'에 몰렸다…역대 최대 규모 순매수

2025.10.11 15:18:52

메타·아이렌·오라클·브로드컴·팔란티어 순매수
일각에선 AI 장세 과열·재무 위험 우려 시각도

 

전세계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주 거래가 집중되는 가운데 이달 들어 서학개미들이 다시 관련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AI 밸류체인에 있는 반도체, 소부장, 장비, 전력 등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흐름을 따라잡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급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 혼자서 상승장에서 소외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공포증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한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3~9일) 서학개미들의 하루 평균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2억 4837만 달러다. 관련 통계가 시작한 이후로 역대 최고치다.


서학개미들이 많이 매수한 종목은 인공지능 관련주였다. 국내 증시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AI 관련주 급등이 이어지면서 투자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개별 주식 가운데 메타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 기간 메타의 순매수 규모는 1억 1517만달러(약 1636억 원)에 달한다. 다음으로 순매수 규모가 큰 주식으로는 아이렌(9798만 달러), 오라클(7290만 달러), 브로드컴(6678만 달러), 팔란티어(6318만 달러) 등이 따라왔다.


상위 5개 모두 AI 관련주다.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를 기반으로 AI 선두 경쟁을 벌이는 빅테크 기업이다.


아이렌(아이리스에너지)은 재생에너지 기반 비트코인 채굴 기업이지만, 이를 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AI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오라클과 팔란티어는 AI 소프트웨어 기업이고, 브로드컴은 AI 반도체 제조사다.


서학개미는 지난 9월에는 이더리움 비축기업인 비트마인, 8월엔 워런 버핏이 투자한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AI 관련주가 급등하면서 고점에 대한 불안감 등에 타 업종 주식에 몰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고점 논란에도 지속적인 상승이 나타나면서 투자자들 역시 태세를 전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 AI 관련 발표가 매일같이 쏟아지면서 AI 관련주들은 급등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일례로 오픈 AI와 향후 5년간 6기가와트 규모의 GPU 공급계획을 밝힌 AMD 주가는 발표 당일인 지난 6일(현지시각) 23.71% 급등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피마도 같은 날 오픈 AI가 챗GPT와 대화하면서 회사 서비스를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밝히자 지난달 말보다 주가가 31%나 상승했다.


메타로 자금이 쏠린 데에는 실적 기대감도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했다. 메타는 3분기 실적을 오는 29일 장 마감 뒤 발표할 계획이다. 투자자들은 광고에 AI 도입이 확대되면서 매출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메타는 지난 7월 2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3분기 매출 예상치도 475억~505억 달러로 높였다. 이는 증권가의 예상치 461억 4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해ㅇ인 UBS도 메타의 목표 주가를 897달러에서 9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AI 장세의 과열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차익실현 심리 유입 가능성이 존재하고, AI 버블론과 미국 경기 우려 등 이슈가 유입될 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재무적인 위험을 과소평가한다는 우려도 있다. 오라클, AMD 등과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주가 급등의 원인이 된 오픈 AI는 자금 조달 능력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의 투자금으로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다는 '순환 거래' 의혹도 제기된다.


모건스탠리는 "오픈AI 등 주요 AI 기업과 공급업체 간의 투자, 구매, 수익 공유가 얽힌 복잡한 폐쇄형 구조가 형성되면서 재무 리스크가 은폐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

안규용 기자 gyong@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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