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거북이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 재차 불출석했다.
20일 특검팀은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오전 소환 통보된 이 전 위원장이 변호인을 통해 건강상 사유를 들어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 측은 전날 오후 왼쪽 발목 복사뼈가 골절되면서 의료진 권유로 이날 금속판 고정술 등 수술을 받아 불가피하게 출석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서 지난 13일에도 출석을 통보받았으나 건강상 이유를 들며 불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조만간 다른 날짜를 지정해 출석을 다시 요구할 예정이다. 이 전 위원장이 특별한 이유 없이 계속 불출석한다고 판단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통상 수사기관은 세 차례 정도 출석 요구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강제적 신병 확보 수단을 검토한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에게 윤석열 정권 초기 김건희 여사 측에 금거북이 등을 건네고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전 위원장은 참고인 신분이지만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 모친 최은순 씨가 운영하는 요양원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금거북이와 함께 이 전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당선 축하 편지를 발견했다. 이에 이 전 위원장이 2022년 9월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되는 데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 양평고속도로 의혹 용역업체 상무 피의자 소환
이날 특검팀은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관련 타당성 조사를 맡아 대안 노선을 제시했던 용역업체 경동엔지니어링의 김모 상무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2022년 경동엔지니어링이 양평고속도로 사업 타당성조사 용역을 수행할 때 국토교통부로부터 노선 변경에 관한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상무는 당시 고속도로 종점부 변경 작업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졌다.
경동엔지니어링과 함께 용역사로 선정된 동해종합기술공사 측은 특검팀에 경동엔지니어링이 원안보다 대안이 타당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미리 마련해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종점노선에 포함된 대안이 낫다고 결론 내린 채 실무에 임했다는 의미다.
특검팀은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차원에서 양평고속도로 종점부 예정지를 바꾸도록 하는 외압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당시 용역업체와 접촉했던 김모 국토부 서기관(구속기소)은 최근 특검팀에 "인수위에 파견된 국토부 관계자에게 종점 변경과 관련한 연락을 수차례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용역업체 측도 2022년 4월 김 서기관이 기존 예타안이 아닌 강상면 일대를 종점으로 검토해보라고 제안하면서 인수위를 언급했다고 특검팀에 진술했다고 한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